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현대자동차그룹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피고 있다. /사진=뉴스1
일찍 박람회를 찾은 '칼정장' 입은 지원자들은 미리 문의하려는 회사를 점찍어둔 분위기였다. 120여곳의 적잖은 협력사들이 부스를 마련했지만 지원자들은 망설임 없이 원하는 부스를 찾아 의자에 앉았다.
20분 넘게 상담을 마친 한 20대 여성 지원자는 대구에서 박람회 참석을 위해 올라왔다고 했다. 그는 "사실 한 번 탈락했던 기업이었는데 이번 박람회를 통해 다시 찾았다"며 "오히려 두번째 방문이다보니 더 자세하게 개선해야 할 점들을 조언해줬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을 말한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일부 협력사는 정보가 적은데 급여를 '회사 내규에 따름'이라고 하거나, '경력 무관'이라 쓰고 다른 걸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현대차 (241,000원 ▼8,000 -3.21%)그룹이 올해부터 상시채용으로 바꾼 채용방식에 대한 고민이 협력사들에도 이어지기도 했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그동안 1년에 한 번 정기공채를 전통적으로 진행해왔는데 올해부터 상반기 인턴제도 도입을 고려 중"이라며 "그룹의 변화가 협력사들에게도 고려할 만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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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부스를 찾는 20대~30대 청년 지원자들 대부분은 마치 진짜 면접에 임한 듯 진지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발랄한 분위기도 나타났다.
20일 현대차그룹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컬러이미지컨설팅을 받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 /사진=이건희 기자
기자는 서울 행사에만 마련된 AI 가상면접을 체험했다. 노트북 화면을 앞에 두고 AI의 질문에 직접 답하거나, 주어진 문제를 풀어 직무적합도와 역량분석을 해주는 체험이었다.
시간상 60분짜리 실제 가상면접 대신 5분짜리 체험면접을 진행했다. 첫 질문은 '자기소개를 자유롭게 하라'였다. 30초의 생각시간을 주고 90초의 설명시간을 줬지만 벙어리가 됐다. 이름과 전공, "열심히 살아왔다"는 다짐밖에 하지 못했다.
AI 면접체험을 돕는 관계자는 "이를 체험하는 실제 지원자들은 면접 준비가 돼있어 생소하게 느끼긴 해도 금방 적응한다"며 "AI 면접을 통해 성향, 직무적합도 판단을 1차로 할 수 있어 절차의 번거로움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8회째인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전국적으로 약 260개의 협력사가 참여했다.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오는 2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4월8일 대구 엑스코 △4월16일 창원컨벤션센터 △4월30일 울산대학교체육관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약 2만여명의 청년 및 중장년 인재가 행사장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