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냄새 맡은 사모펀드…中 부동산으로 몰린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3.1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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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업용 빌딩 투자 급증…"美·유럽보다 성장 기회 많아"

돈 냄새 맡은 사모펀드…中 부동산으로 몰린다


중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앞다퉈 매물을 쓸어담고 있다. 세계적인 부동산컨실팅회사 CBRE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계 사모펀드의 중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116억달러(약 13조1290억원), 전년보다 62%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2월 부동산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늘었다고 발표했다. 2014년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왜 그럴까. 그만큼 투자자가 중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얘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당국의 부채 축소 노력 등으로 침체했던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홍콩 HSBC은행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동산 금융을 담당하는 스티브 윌링햄은 "중국 부동산에 대한 외국계 투자 회사의 관심이 커지는 것이 보인다"면서 "투자자들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중국을 성장의 기회로 여긴다"고 했다.



사모펀드의 중국 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신디케이드론(여러 금융기관이 같은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융자해주는 집단 대출)도 다시 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대형 부동산 투자자는 투자 위험을 낮추기 위해 여럿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랙스톤그룹과 거(GAW)캐피탈이 현재 아시아 주요 은행들과 20억달러(약 2조2640억원) 이상의 신디케이트론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 중에는 상하이 중심부에 있는 상업용 빌딩 창타이궈지(Chamtime plaza)와 더믹스(The Mixc) 매입건이 포함된다.

앞서 지난해 싱가포르 개발업체 캐피타랜드가 싱가포르 국부 펀드(GIC)와 함께 상하이 중심 황푸 강 변에 지어지고 있는 263m의 쌍둥이 빌딩인 스타번드센터를 128억위안에 사들였으며, 파트너스그룹은 베이징 IT 중심지 중관춘의 딩하오전자빌딩을 인수했다. 스탠다드차터드 싱가포르 지점의 린든 쉬 구조금융 부문 대표는 "당분간 동아시아에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글로벌 사모펀드의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에서는 업무용 빌딩과 물류센터뿐만 아니라 최근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중국 정부가 부채 문제보다 경기 침체를 더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강력한 부채 감축 정책을 펴던 시진핑 지도부가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해 대출 규제를 비교적 느슨하게 하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상업용 빌딩 투자는 은행 등 금융기관에도 위험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집값과 달리 경기에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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