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의원에 날계란 투척 '호주 소년' 국민영웅으로

머니투데이 이소연 인턴기자 2019.03.1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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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기난사' 무슬림 이민자 탓한 국회의원에게 날계란 던져... SNS선 계란구매·변호사비 모금운동도

/가디언지 영상/가디언지 영상


"모든 영웅이 망토를 걸치진 않습니다. 어떤 영웅은 계란을 던지죠."

아미르 마리라는 파키스탄 청년이 쓴 이 트위터 글에 6000명 이상의 네티즌이 좋아요를 눌렀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어제, 호주에는 악당이 하나 탄생했고 오늘, 우리는 그에 걸맞은 영웅도 맞이했다"고 적었다. 이들이 칭송하는 "영웅"은 바로 지난 16일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을 무슬림 이민자 탓으로 돌린 호주 의원에게 날계란을 투척했던 17세 소년 윌리엄 코놀리다.

코놀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멜버른의 기자회견 장소에서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기난사 사건의 원인으로 무슬림 이민자를 지목했던 호주 상원의언 프래이저 애닝에게 날계란을 던졌다. 이에 의원은 즉시 소년의 얼굴을 두 차례 세게 가격하고 발길질했으며, 옆에 있던 지지자 무리도 달려들어 소년을 바닥으로 던지고 목을 조르며 제압했다. 애닝 의원은 앞서 15일(현지시간) "누가 무슬림 이민과 폭력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부정할 수 있을까?"라는 트위터 게시글을 올려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 폭력적인 장면은 텔레비전에 고스란히 내보내 졌고, 폭언과 폭력을 행사한 애닝은 정치권과 시민으로부터 거센 비난 세례를 받았다. 호주 총리 스콧 모리슨은 16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애닝의) 발언은 끔찍하고 그는 호주에 있어선 안될 사람이다"라고 비난하며 "법의 힘"을 맞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주 국민 약 110만명 역시 체인지오그 (change.org) 웹사이트에 올라온 애닝을 의회에서 퇴출하자는 청원에 참여했다.

/amara_siddique 인스타그램 <br>/amara_siddique 인스타그램 <br>
반면 17세 코놀리는 인터넷 상에서 극단적인 이슬람포비아 정치인에 맞서는 의로운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호주 뉴스컴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코놀리에게 변호사 선임 비용과 "계란 몇 개 더 살 돈"을 모으기 위해 개설된 "고 펀드미(GoFundMe)" 모금함에는 초기 목표금액의 2배가 넘는 약 4600만 원이 모였다. 트위터 등 SNS에는 "영웅" 코놀리가 "악당" 애닝을 잡는 여러 패러디물이 돌아다니고 있다.



17일 ABC 기자 라시다 요수프자이가 리트윗한 트위터 영상에서 계란영웅 코널리는 "정치인한테 계란 던지지 마세요 여러분. 불량배 30명에게 동시에 얻어터집니다. 전 좀 고생하면서 배웠네요." 이라고 말했고 네티즌은 "테러리스트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 당신은 우리의 영웅 '계란 소년(Egg Boy Hero)'가 됐군요"라며 박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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