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각역 앞 종로타워 전경. 최상층부에 건물에 입주한 공유오피스 브랜드 위워크가 달려있다. /사진=유엄식 기자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업체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위워크(Wework) 등 12개 업체가 서울 프라임 오피스 연면적의 약 2%인 15만1300㎡를 공유오피스로 운영 중이다. 권역별 비중은 종로, 광화문 등 도심권(CBD)이 57%로 가장 많고 이어 강남권(GBD) 30% 여의도권(YBD) 13% 순이다.
업체들은 보통 빌딩 3~4개 층을 통째로 빌려 공유오피스로 운영하기 때문에 건물 공실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평균 11.4%인데 공유오피스가 입점한 주요 랜드마크 빌딩 공실률은 이보다 낮다.
공유오피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과거엔 도심 오피스 빌딩에 대학생이나 청년층이 많이 오가면 부정적으로 봤지만 최근 들어선 유동인구 증가로 건물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입주한 외국계 기업과 시너지를 내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공유오피스가 건물 가치를 높인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진원창 리서치팀장은 “미국 오피스 임대 자료를 보면 공유오피스가 건물 면적 30% 이상 차지하면 매각 가격 산정 시 평가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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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권관리(MD) 업계 분위기도 바뀌었다. 과거엔 공유오피스 업체에서 먼저 입점을 문의했는데 이제는 거꾸로 MD 운영사가 입주를 제안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빌딩의 경우 운영 초기 단계에서 공실률이 높다고 판단되면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를 먼저 찾아간다”며 “갑을관계가 바뀌다 보니 공유오피스 업체 측에서 렌트프리(임대료 감면) 기간 연장 등 요구 조건이 깐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한 대기업들도 공유오피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그룹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롯데자산개발이 가장 적극적이다. 자체 공유오피스 브랜드 ‘워크플렉스’(Workflex)를 만들고 올해 1월 강남N타워에 1호점, 2월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2호점을 열었다.
이주원 롯데자산개발 상무는 “워크플래스 시설은 국내 최고 수준이며 임대료도 위워크 등 경쟁사와 비교해 적정하다”며 사업 성공을 자신했다. 롯데자산개발은 2030년까지 국내외에 공유오피스 50호점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선 앞으로 공유오피스가 도심 프라임 오피스 외에도 홍대, 성수동 등 젊은층이 많은 지역의 중대형 빌딩까지 영역을 넓힐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