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월 수출 20.7% 급감
중국의 수출 현황이 좋지 않다. 지난 2월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20.7% 급감했다. 여기에는 위안화 환율 변동도 영향을 미쳤다. 위안화를 기준으로 집계한 중국 수출은 16.6% 감소했다.
따라서 중국 수출업체들은 구정이 2월 초면 1월 말로 선적을 앞당긴다. 지난해 12월 4.4% 감소했던 중국 수출이 올해 1월에는 9.1%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수출이 감소 추세인 건 맞지만, 2월 수출은 춘절 효과로 인한 감소폭이 더해졌다. 3월 중국 수출 결과를 봐야 좀 더 정확한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의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수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이후 감소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출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 수출 감소와 대중국 수출 감소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가격 하락 및 수요 감소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반도체 D램 가격은 지난해 2월 8기가바이트(GB)당 9.3달러에서 올해 2월 5.9달러로 약 37% 하락했다. 또한 글로벌 IT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 시기를 미루면서 수요까지 감소하는 추세다. 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24.8%나 감소하며 전체 수출액을 끌어내렸다.
지역별로 보면, 2월 대중 수출이 전년 대비 17.4%나 감소하며 주요 교역국 중 가장 큰 감소 규모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무려 20억 달러에 달한다. 대중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한 점도 염려스럽다. 2월 대중 수출 감소는 특히 중국 춘절효과의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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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일본 수출도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일본 수출은 지난해 12월 3.9% 줄었고 올해 1월에는 8.4%로 감소폭이 늘었다. 2016년 10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일본 수출 감소는 중국발 수요감소로 인한 아시아 수출국의 수출 둔화를 대변할 뿐 아니라 글로벌 교역 약화를 뜻한다. 일본의 대중 수출 품목은 전자제품이나 소비재생산에 쓰이는 자본재 같은 생산설비 비중이 높다. 일본의 대중 수출 감소는 중국 공장의 설비투자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일본에게 수출 감소는 골칫거리다. 게다가 올해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인상(8%→10%)로 인해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된다.
유럽 경제의 심장역할을 하는 독일도 수출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독일 수출은 지난해 12월 4.5% 감소했다가 올해 1월 1.7% 소폭 반등하는데 성공했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1월 독일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전망치인 0.4% 증가를 1.2%p나 하회하는 수치다. 3월 들어 독일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0.8%로 낮췄다. 2개월 동안 두 번이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게다가 독일은 미중 무역분쟁과 더불어 브렉시트, 이탈리아 재정문제 등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형편이다.
대만 수출은 올해 2월 전년 동월 대비 8.8% 감소했다. 2016년 5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대만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수출이 줄었다. 2월 대만의 대미 수출은 13.5% 증가했지만, 대중 수출이 10.4%나 감소하면서 큰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분쟁과 더불어 글로벌 IT제품 수요감소가 대만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춘절효과도 컸다. 대만의 대중 수출까지 덩달아 줄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