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해외사업은 '낙제점'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9.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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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미국법인 가치하락에 당기순익 적자전환…영업익도 91% 감소

하림그룹의 해외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해외 자회사 및 관계사의 실적 악화가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및 전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10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하림 (3,025원 ▼20 -0.66%)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억원으로 전년대비 91.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43억원 적자를 기록,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4.5% 줄어든 8286억원을 기록했다. 닭고기 시세가 하락한 데 비해 각종 비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급락하고, 회계기준 변경의 영향도 일부 반영됐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미국 법인 하림USA의 장부가치가 하락하면서 평가 손실이 반영되면서다. 하림USA는 하림이 33%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계열회사다.

하림USA는 2011년 현지 중견 닭고기업체 알렘패밀리푸드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현지 법인이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하림 손익에 140억원 손실로 반영됐다. 하림 측은 현지 닭고기 시세가 하락한 데다 하림USA가 신공장 신설, 이전하면서 가동률이 떨어져 미국 시장내 점유율이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림USA에 대한 계열사들의 수혈도 이어지고 있다. 하림은 지난해 4월과 8월 하림USA 유상증자에 출자해 총 91억원을 출자했다. 채무보증 금액도 1100억원에 달한다. 하림그룹 계열회사인 엔에스쇼핑과 팜스코도 하림USA 출자에 참여했다. 미국 닭고기 시장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고 시세 변동이 심해 실적 안정성이 낮은 편이다.

하림그룹 계열사 가운데 해외 진출을 적극 진행하고 있는 선진의 글로벌 실적 역시 부진했다. 사료, 양돈 사업 등을 하고 있는 선진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48억원으로 전년대비 36% 줄었다. 매출액은 11.7% 늘어난 9124억원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으로 주요 원재료인 곡물 수급 비용 부담이 늘었고 지육가격이 약세를 기록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특히 해외 계열사인 선진미얀마, 선진성도사료유한공사, 철령선진사료유한공사, 선진인디아 등이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실적도 부진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하림지주의 지난해 실적도 부진했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영업이익 3574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7조3000억원으로 6% 늘었지만 순이익은 43% 감소한 189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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