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마스크가 미세먼지 부추긴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9.03.16 09:00
글자크기

업계 복잡한 처리공정·비용부담으로 재활용 안해...법적으로도 재활용 의무없어 소각 폐기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으로 보건용 마스크와 눈·코 세척제 등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황사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의 황사 마스크는 올해 1~2월 두 달 동안 판매량이 급증해 벌써 지난해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2019.3.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으로 보건용 마스크와 눈·코 세척제 등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황사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의 황사 마스크는 올해 1~2월 두 달 동안 판매량이 급증해 벌써 지난해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2019.3.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이어지면서 보건용 마스크 사용이 일상이 됐다. 보건용 마스크는 한 번 쓰고 나면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떨어져 재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보건용 마스크를 세탁하거나 재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보건용 마스크를 구입해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보통이다.

그렇다면 매일 버려진 대량의 마스크는 어떻게 처리될까.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재활용할까 아니면 일반 쓰레기처럼 소각 처분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건용 마스크는 재활용하지 않는다. 마스크가 담긴 비닐포장지는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마스크 자체는 복잡한 처리공정과 비용 등의 문제로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는 “오염된 것을 다시 쓰는 게 현실적, 도덕적으로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고 위생적이지 못하다”며 “화학약품을 써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기 위한 비용도 많이 들어 재활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용한 마스크 쓰레기에 대해선 회수처리를 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처럼 소각 처분된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쓰는 보건용 마스크가 폐기처분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현행법상 마스크는 폐기물부담금 대상이 아니며 재활용해야 할 의무도 없다. 반면 비닐류 포장재에 대해선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한다. 폐기물부담금은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해 제품, 재료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에게 폐기물의 처리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폐기물부담금 대상 제품 중 일정비율 이상 재활용한 경우 부담금이 면제된다. 때문에 일부 마스크 제조업체들은 폐기물부담금 경감을 위해 비닐 포장지는 쓰레기 수거업체로부터 수거해 재사용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제품에 대해 재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나 법정 규정이 있다면 당연히 이에 따를 의무가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 재활용을 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며 “재활용에 대한 환경부의 유권해석을 받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세먼지 공습에 마스크 판매량은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 2월28일부터 3월4일까지 5일간 G마켓과 옥션의 황사·독감마스크 판매량은 전주 동기(2월21일~2월25일)대비 각각 256%, 194% 증가했다. 또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황사마스크는 올해 1~2월 두 달 동안 판매량이 급증하며 벌써 지난해 연간 매출에 육박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