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꽁꽁 언 유럽 경제에 나흘째 뚝뚝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0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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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유로존 올해 성장률 전망치 1.7%→1.1%…국제유가,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차질에 반등

[뉴욕마감] 꽁꽁 언 유럽 경제에 나흘째 뚝뚝


뉴욕증시가 나흘째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ECB(유럽중앙은행)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려잡은 게 결정적이었다.

◇ECB, 유로존 올해 성장률 전망치 1.7%→1.1%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200.23포인트(0.78%) 떨어진 2만5473.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 캐터필러, 골드만삭스 등이 각각 1% 넘게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52포인트(0.81%) 하락한 2748.93을 기록했다. 금융업종과 소비재업종이 특히 부진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84.46포인트(1.13%) 내린 7421.4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도 모두 1% 이상씩 하락했다.



이날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정책금리를 0%로 동결하고, 적어도 올해말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오는 9월부터 은행들에 저리의 자금을 대주는 장기대출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도 밝혔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보호무역주의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위험 등을 언급하며 올해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낮췄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7%를 전망한 뒤 2개월여만에 0.6%포인트나 깎은 셈이다. ECB는 유로존의 2020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1.6%로 낮췄다.


그동안 시장의 걱정거리였던 올해 글로벌 경기둔화란 악재가 전면에 등장한 순간이다. 미국의 고용시장 개선 소식은 뒷전으로 밀렸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3000건으로, 전주에 비해 3000건 줄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당초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22만5000건을 밑도는 수치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미국의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징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상황이 아직 탄탄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차질에 반등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76% 오른 97.61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값은 전일 대비 0.13% 떨어진 온스당 1285.9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통상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국제유가는 사흘만에 반등했다. 정권 교체 문제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석유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주효했다.

이날 오후 3시40분 기준으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5센트(0.62%) 오른 56.57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5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 대비 배럴당 17센트(0.26%) 상승한 66.16달러에 거래됐다.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원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기름값을 끌어올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PDVSA의 유조선 일부를 운영하던 독일 회사가 최근 요금 미납 등을 이유로 10척의 선박을 반환하겠다고 밝힌 뒤 PDVSA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PDVSA는 해당 선박 회수에 필요한 선원이나 자금 등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원유를 실은 일부 유조선들은 요금 미납 등으로 해외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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