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례없는 미세먼지 고농도는 '기후의 역습'"(종합)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9.03.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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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뇨 현상 등으로 한반도 주변 대기 정체 심화, 기후변화 미세먼지 대응 연계 추진 필요"… 中 폭죽성분 국내 영향도 확인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시행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도심이 뿌옇다. 2019.3.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시행되고 있는 6일 오전 서울 도심이 뿌옇다. 2019.3.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유례 없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후 변화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앞으로 기상 이변에 따른 기후 변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에 기후 변화 대응이 미세먼지 대응이라는 생각을 갖고 연계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용승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미세먼지 고농도 원인 분석 발표' 브리핑을 열어 "최근 유례 없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기상 요건이 악화되면서 더 심화됐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내 배출에 국외 요인이 더해지는 것"이라며 "기상 요건이 악화되면 미세먼지는 더 심화된다. 최근 유례 없는 이례적 고농도 미세먼지 기상악화 요인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이번 원인을 '기후의 역습'이나 '기후 변화에 따른 패널티(Climate penalty)' 특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기후변화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이 미세먼지 대응이라는 생각을 갖고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응을 연계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그러나 "미세먼지가 기상이나 국외 요인이라고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며 "국내 요인이라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준비해 놓은 저감 수단의 획기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배출 요인을 획기적 줄이는 것은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건강 위해도를 따져 건강 위해도 저감효과가 큰 쪽의 미세먼지 발생원을 없애는데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2월 기상 현황을 살펴본 결과, 2019년 강수량은 23.8mm로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풍속도 1.8m/s로 가장 낮았다. 올해 중국 베이징, 센양의 초미세먼지는 지난해 보다 약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반도 주변 대기 정체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km 상공 제트기류가 시베리아에서 형성된 찬공기 남하를 저지해 대륙 고기압 세력이 약화됐다. 이로 인해 서해상 해수면과 대기 온도차에 의한 눈구름대 생성도 약화됐고, 지상 저기압도 미발달해 건조한 대기 상태가 지속됐다. 또 열대 중~서태평양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는 엘리뇨 현상이 발생, 우리나라 부근의 구름대 생성을 억제한 영향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서울지역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과 관련, 중국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증거도 나왔다. 중국 원소절(음력 정월대보름)인 2월 19일 폭죽놀이 행사 약 20시간 후 스트론튬, 바륨, 마그네슘 등 폭죽 연소산물의 농도가 크게 올라갔기 때문이다. 2월 20일 국내에서 평소보다 스트론튬이 11.1배, 바륨이 4.1배, 마그네슘은 4.5배나 증가했다. 황산염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외부 유입이 크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미세먼지 고농도시 중국 등 외부 영향이 70%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이처럼 중국 산둥과 요동 지역에서 외부 오염 물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국내 대기 정체가 반복돼 발생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의 역궤적 모델(기류이동) 분석 결과(NOAA HYSPLIT)도 국내 대기 정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반영한다.

신 원장은 "최근 한반도 기상 요인 악화로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국내 배출 오염 물질 확산 지연과 국외 유입이 반복되면서 초미세먼지 고농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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