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4일(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 민주화 시위 29주년을 맞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수만명이 참석한 대규모 추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다음 해인 1990년부터 해마다 유혈 진압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전 GDP가 홍콩을 넘어섰다는 것은 단순한 경제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이후 본토와는 다른 시스템(일국양제·一國兩制)과 정체성을 유지하던 홍콩이 점차 본토로 흡수되는 변곡점을 지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홍콩이 본토에 종속돼가는 것이다.
중국은 다완취 통합을 위해 초대형 인프라 사업도 완성했다. 전체길이 36.5㎞의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港珠澳)대교와 광저우에서 선전을 거쳐 홍콩으로 이어지는 고속철도가 그것이다. 강주아오대교와 고속철도를 통해 중국 본토에서 홍콩, 마카오까지의 이동시간이 모두 1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홍콩 탈출을 원하는 젊은이도 부쩍 늘었다. 홍콩 중문대학의 2018년 조사에서 18~30세 홍콩 청년 가운데 51%가 외국 이주를 생각한다고 답했다. 1년 전 같은 조사보다 5.5%포인트나 늘어난 수치였다. 몰려드는 중국인 때문에 집값 폭등 등 각종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삶의 질은 나빠진 탓이다.
홍콩이 중국 본토에서 떨어져 지낸 시간은 아편전쟁이 끝난 1842년부터 155년 동안이다. 마카오도 112년간 그랬다. 이 기간 이들은 본토와는 다른 정체성을 확립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다. 한때 저우런파(주윤발)와 청룽(성룡)을 앞세워 영화계를 호령했던 홍콩영화는 슬그머니 사라졌다. 본토로의 경제적 종속 이후 홍콩과 마카오가 홍콩영화와 같은 운명을 겪게 될지 관심이다. 홍콩영화 속 그들은 총알이 난사되고 무수히 얻어맞아도 불사조처럼 일어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