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우린 아직 강세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2.2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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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미국 주택착공 건수 급감에 뉴욕증시↓…"지금 연준에 '매파'가 있긴 하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그리 나쁘지 않은 조정이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하락했지만, 최근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로 볼 수도 있다.

주가 하락의 빌미는 미국 주택착공 건수 급감이었다. 중요한 건 해석이다. 얼핏 보기엔 악재지만, 한번 더 생각하면 호재일 수도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올리지 못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는 점에서다.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33.97포인트(0.13%) 떨어진 2만6057.98로 거래를 마쳤다. 주택관련용품 판매업체인 홈디포와 기계업체 캐터필러가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1포인트(0.08%) 내린 2793.90을 기록했다. 기술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산업주들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5.16포인트(0.07%) 하락한 7549.30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은 페이스북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부진한 주택착공 실적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내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11.2% 감소하며 2016년 11월 이후 2년여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감소율도 시장이 예상했던 1.3%를 크게 넘어섰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홈디포의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블리클리 자문그룹의 피터 브루크바 수석투자관리자는 "오늘 나온 주택착공 건수는 최근 낮아진 주택대출 금리를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향후 주택경기 개선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그나마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자)적 발언이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이날 상원에서 파월 의장은 당분간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2.25~2.50%로 동결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미국 경기 상황은 건전하고 경제 전망도 양호해 보이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흐름에 역행, 상충하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래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말 주식시작 급락과 관련, "성장을 뒷받침할 금융시장의 힘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경기둔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며 미중 무역협상 결과와 브렉시트 협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의 '양적긴축'(QT) 정책인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기존 계획보다 빨리 끝낼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금융위기 이전의 보유자산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보유자산 축소 정책의 세부상황을 경제와 금융 상황에 맞춰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이콘어드바이저스의 크레이크 캘러핸 회장은 "궁금한 건 지금처럼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매파'(통화긴축주의자)가 연준 이사회에 있긴 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댄 맥마혼 이사는 "우리는 아직도 강세장에 있다"며 "주식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측면에서 보면 모든 게 괜찮아 보이고, 시중자금도 풍부하다.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겐 온갖 종류의 역풍이 불고 있지만 시장은 계속 돌파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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