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20대 지지율 하락, 前정부 교육탓"…野 "역대급 망언"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19.02.2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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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설훈 "여야 정치권과 기성세대에 책임 있다는 의도…이유불문 죄송"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이동훈 기자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이동훈 기자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층 지지율 하락에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제대로 민주주의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자유한국당은 즉각 반발하며 설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설 의원은 21일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에서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 배경을 질문 받고 "젠더 갈등도 작용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도 있다"며 "이분들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10년 전부터 집권세력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고 답했다.



이어 "저를 되돌아보면 유신 이전에 학교 교육을 거의 마쳤다. 민주주의가 중요한 우리 가치이고 민주주의로 대한민국이 앞으로 가야 한다는 교육을 정확히 받았다"며 "그런데 지금 20대를 놓고 보면 그런 교육이 제대로 됐나하는 의문은 있다. 결론은 교육의 문제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설 의원은 "당장 젠더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며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손해 보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조심스런 추측이다. 복잡한 현상임에 틀림없다"고 했다.



야권은 과거 '국민 개·돼지 발언'을 능가하는 역대급 망언이라며 설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과거 일부 인사의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국개론, 국민 개·돼지 발언을 능가하는 역대급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설 최고위원은 본인의 잘못을 즉각 인정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면 민주당은 2030세대를 모욕한 설 최고위원을 제명하고 국민께 사과하기 바란다"고 했다.


김홍균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도 "스스로 등에 칼을 꽂는 빈약한 논리에 청년들은 웃음 섞인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우리 20대는 부정에 대항한 촛불 혁명의 시작이었고, 모든 과정과 결과에 동참했다. 지금도 우리는 문재인 정권의 부정과 부패, 무능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반발했다.

김 청년대변인은 "어느 때보다 현실에 대한 청년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은 곧 현실에 대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반증이다"며 "이런 청년들의 건전한 불만을 전 정권의 교육 탓으로 매몰시키는 것은 참으로 비열한 언사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형구 민주평화당 수석부대변인도 "민주당에 대한 20대 지지율 하락이 전 정부서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탓이라는 국민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 나왔다"며 "청년 실업 등으로 20대 지지율 하락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되지도 않는 말장난에 소가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설 의원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젊은 세대를 겨냥해 지적한 게 아니라 교육이 인간의 의식과 사고를 규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양한 원인의 한 측면에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려던 의도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만든 본인(설 의원)을 포함한 여야 정치권과 기성세대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도였다"며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상처가 된 분들이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죄송하다. 다만 20대 청년들에게 사실이 아닌 일로 자극하고 갈등을 초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세종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교육환경이 달랐기 때문에 (20대가) 독특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당 입장에서) 검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설 의원은 이 과정에서 "지금 연세가 많은 분들은 민주주의 교육을 정확히 받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전혀 상관없이 자라온 사람 아니냐. 그래서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제일 크게 미치는 요인은 교육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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