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 근거지를 탈출해 시리아 북부의 한 난민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여성들. /AFPBBNews=뉴스1
미국 앨라배마 출신인 올해 24살의 무타나는 4년 전 IS에 가담하기 위해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갔다. 이후 IS 선전요원으로 활동하며 3명의 IS 무장대원 3명과 차례로 결혼했다. 둘째 결혼에서는 아들도 얻었다. 무타나의 IS 생활은 길지 않았다.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공격으로 IS가 세력을 잃자, 무타나는 18개월 된 아들과 함께 탈출을 결심하고 올해 초 미군에 투항했다. 그녀는 이후 "테러 조직에 가담했던 것을 후회한다"면서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무타나가 미국 시민권을 인정받지 못한 이유는 부모가 미국 주재 예맨 외교관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외교관 자녀가 미국에서 태어나도 자동으로 시민권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무타나 가족 변호사는 "무타나가 태어나기 몇 주 전 무타나 부모는 이미 외교관 신분이 아니었다"며 시민권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타나의 시민권을 인정받아 미국으로 송환돼도 문제다. 테러 혐의로 형사 또는 군사 재판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IS 출신 테러리스트들을 쿠바의 관타나모수용소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영국에서도 무타나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영국 런던에 살던 샤미마 비검은 15살 때인 2015년 같은 학교 친구 두 명과 시리아로 떠나 IS에 가담했다. 올해 19살이 된 비검은 이달 초 만삭의 몸으로 IS 최후의 근거지 바구즈에서 탈출했으며, 이후 시리아의 한 난민수용소에 수용됐다. 비검은 "영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면서도, IS 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혀 영국 내에서 반발을 샀다.
영국 정부는 '공공의 이익에 들어맞고, 해당 국민이 무국적자가 되지 않을 때에는 국적을 박탈할 수 있다'는 국적법 규정에 따라 비검의 국적을 박탈하기로 했다. 테러 활동을 벌인 비검의 귀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검이 난민수용소에 수용된 직후 출산한 아들은 비검이 영국 국적을 잃기 전에 태어나 영국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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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몰락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성만이 아니다. 유럽 정보당국 추산으로는 유럽 출신 IS 무장대원이 6000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1000여명이 유럽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일부가 은밀히 테러를 준비하거나 정치·사회적인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2014년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 테러를 저지를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IS 출신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면서 "IS는 영토를 잃었지만 과격분자들은 이른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로 변신해 더 빈번하고 격렬하게 활동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