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면 오르고 사면 떨어지는 '개미의 눈물'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2.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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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메디톡스 등 코스닥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수익률 마이너스…'묻지마식 투자' 문제 지적

@머니투데이 이승현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이승현 디자인기자


올 들어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코스닥 상위 10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마이너스 혹은 시장 수익률을 밑도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이 순매도에 나선 종목들은 2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대부분의 개미들이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불운을 겪었다는 의미로 객관적 수치 등에 근거하기 보다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했던 게 저조한 수익률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제약업체 신라젠 (4,685원 ▲15 +0.32%)이다.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개인들은 신라젠 주식 981억40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아난티 (6,380원 ▲40 +0.63%)의 순매수가 두번째로 많은 711억원이었고 △파라다이스 (15,060원 ▲10 +0.07%)(656억원) △에이치엘비 (111,200원 ▲1,800 +1.65%)(593억원) △에스엠 (79,300원 ▼1,100 -1.37%)(540억원) △JYP Ent. (66,700원 ▼1,000 -1.48%)(497억원) △메디톡스 (135,000원 ▼1,900 -1.39%)(421억원) △메지온 (37,750원 ▼950 -2.45%)(407억원) △천보 (77,700원 ▲1,400 +1.83%)(394억원) △에이비엘바이오 (26,000원 ▼400 -1.52%)(34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개인들이 집중 투자에 나섰지만 수익률은 신통치 않았다. 신라젠 주가는 올해 소폭의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이날 7만3500원에 마감해 지난해 말(12월28일) 주가로 되돌아왔다. 1만8200원에 거래를 마친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말보다 주가가 3.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에스엠 주가는 5만2300원에서 4만6550원으로 11% 하락했고 JYP Ent.도 2.8% 떨어진 2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디톡스 주가는 8.3%, 에이비엘바이오는 8.8% 하락했다.

남북 경협 수혜주로 꼽히는 아난티나 제약·바이오 업종인 메지온 등 좋은 수익률을 거둔 종목도 있지만 대개는 마이너스 혹은 시장 평균을 밑도는 수익률로 개인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순매도한 종목들은 올 들어 크게 올랐다. 올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서울반도체 (9,840원 ▲10 +0.10%)(791억원)는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26% 상승했고, 415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AP시스템 (7,230원 ▲100 +1.40%)은 약 34% 올랐다.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인 카페24 (15,080원 ▼70 -0.46%)(346억원) 아프리카TV (112,800원 ▼5,500 -4.65%)(280억원) 파트론 (8,030원 ▲70 +0.88%)(185억원) 삼천당제약 (104,600원 ▼1,000 -0.95%)(180억원) 오스코텍 (30,650원 ▼200 -0.65%)(178억원)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로 양호한 수익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풍문이나 막연한 기대감에 묻지마식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어 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순매수 종목 중 수익률이 안 좋은 종목은 대개 제약·바이오 업종이나 엔터테인먼트 업종이데, 모두 개인의 투자심리에 많이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제약·바이오 업종은 임상 결과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막연히 임상 결과가 잘 나올거란 기대감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느정도 투기심리가 끼어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종목은 주가 추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증권가에서 보수적으로 측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시장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이보다 높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주가 흐름과 관계 없이 투자금이 몰린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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