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구글지도에 미사일 기지 노출...불안감 확산

머니투데이 고윤지 인턴기자 2019.02.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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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엇 미사일 기지 등 기밀시설 공개돼...구글에 블러 처리 요청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의 군사기밀시설이 구글지도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면서 대만 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기지를 비롯한 대만의 군사기밀시설이 구글의 3D지도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만의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중국과 대만이 충돌할 경우 군사기밀시설이 중국의 공격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상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혼란이 가중됐다.

구글이 새롭게 내놓은 3D지도는 기존 위성지도의 확장판으로, 더 높은 해상도와 3차원 지형을 제공한다. 대만에서는 타이베이,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중 등 4개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해당지역에 위치한 군사기밀시설의 발사장치 종류와 미사일 모델 같은 세부적인 구조물까지도 지도에 명확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국가안보국, 국가정보국의 시설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졌던 타이베이의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기지도 공개되었다.

옌더파(嚴德發) 국방부 장관은 진정을 당부하는 한편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구글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를 꾸렸다고 발표했다. 또한 “전시상황에서는 국방시설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운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업용 원격측정 인공위성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만만이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한 국방 관련 직원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국방부가 구글에 블러 처리를 요청하는 한편 군사시설 위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사실상 기밀인 부분은 3D로도 노출되기 어려운 시설물 내부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SCMP는 중국이 대만과의 통일을 압박하며 필요할 경우 무력까지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가운데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1월 중국 시진핑 주석은 홍콩, 마카오에 적용하고 있는 일국양제(一國兩制) 모델과 같은 방식으로 대만과의 통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은 2016년에도 구글에 군사시설을 건설 중이던 이투아바 섬을 흐리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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