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논의 노사합의 불발…공은 국회로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9.02.19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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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노동계, "임금감소분 보전·노동자 건강권 침해 방지" 주장하며 현행 최장 3개월 단위기간 확대 반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제8차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참석자들이 불참해 회의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회원들이 탄력근로제 반대 피켓들 들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제8차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참석자들이 불참해 회의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회원들이 탄력근로제 반대 피켓들 들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의 대화가 8차례의 만남에도 끝내 불발됐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그동안의 논의 과정을 모아 국회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국회는 단위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정부안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18일 오후 3시50분부터 서울 새문안로 경사노위에서 열린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제도개선위)에서 9시간30분 동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논의를 진행했으나 노사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19일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경사노위에서 노사간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법개정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이에 제도개선위는 연초에 관련 논의를 끝내기 위해 활동 시한을 이달 28일까지로 설정하고 8차례 집중 논의를 벌였지만 노사 의견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그동안 열린 노사 논의에서 경영계는 현행 최장 3개월인 단위기간을 1년까지 늘려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상당수의 제조업에서 단위기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논리였다.



반면 노동계는 근로자의 임금감소분 보전, 건강권 침해 방지장치 확보 전에는 단위기간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노동계는 지난 17일 10여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임금감소분을 보전해준다는 항목을 합의문에 넣을 경우 단위기간을 6개월까지 늘리는 데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경영계의 반대로 무산됐다.

노사 합의가 불발되면서 현행 최대 3개월의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정부안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6개월 확대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으나 노사합의를 통해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회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추가 연장된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이 다음달 끝나고, 탄력근로제 논의에 발목 잡힌 노동시간 단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결국 이달 안에 국회에서 정부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노사합의 없이 만들어진 정부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경우 ILO 핵심협약 비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등에서 노동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등 친노동정책 기조가 올해 들어 속도조절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에 대한 노동계의 협조는 줄어들고 있다.


특히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이날 경사노위 회의장을 찾아와 단위기간 확대에 반대한다며 노사합의를 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 회의장을 찾은 10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탄력근로제 논의는 경총의 민원처리"라며 "경사노위에서의 논의를 중단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는 당초 오후 1시30분 열릴 예정이었으나 민주노총의 항의서한을 받는 장소를 두고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들간 논의가 길어지며 오후 3시50분을 넘겨서야 시작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근로시간 52시간제 통과 이후 6개월이 지나자마자 탄력근로제를 확대한다는 여야정의 일방적 발표에 의해 모든 게 진행중"이라며 "일방적이고 너무 빠르게 논의가 진행되는 데 강한 거부감과 현장 혼란이 있어서 저희 입장 담긴 항의서한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태주 상임위원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과 같이 대화하고 토론해는데 오늘 이런 식으로 만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 한편 착잡하고 유감이다"며 "어렵게 경사노위에 오셨으니까 이 자리에 앉아서 같이 대화했으면 어떠했겠는가 하는 상상도 해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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