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보유지분 7.1% 중 자산운용사 위탁투자가 7.1%, 직접투자는 0.0%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 보유지분 11.7% 중에선 위탁투자가 5.4%, 직접투자가 6.3%로 집계됐다.
국내 최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주식 운용방식 등 세부 투자 전략에 대해 시장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 1일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서 한진칼에 대해 내달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경영 참여 주주권인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결정하고 이를 회사측에 통보한 상태다.
주주제안은 정관에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결원으로 본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형이 확정될 경우 한진칼 대표 해임 등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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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한항공에 대해선 기금위 위원들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필요성 제기에도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현행 상법상 위탁 투자한 주식의 경우에도 소유권은 자산을 위탁한 위탁자에게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한진칼 위탁투자 지분에 대한 주주권 행사는 문제가 없다. 다만, 개별 위탁 자산운용사가 독자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국민연금이 위탁자산 지분의 주주권 행사를 운용사에 위탁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행사 지침)을 도입하면서 위탁자산 주주권을 자산운용사에 위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주주권 위임은 주주권 행사 우선순위에 밀려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선 위탁 자산운용사의 독립적인 주주권 행사 등과 관련한 방안 마련이 쉽지 않아 국민연금의 주주권 위임이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대표는 "위탁자산 주주권 위임은 국민연금과 상관없이 자산운용사가 독립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치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에 대한 국민연금 내부 검토는 물론 사회적 합의 등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의결권 위임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