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정조준' 국민연금·KCGI, '주주권 연대' 다시 고개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9.02.1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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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우호지분 확보 나서면서 공동전선 가능성

한진 '정조준' 국민연금·KCGI, '주주권 연대' 다시 고개


내달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의 연대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진칼이 대규모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친화 정책을 통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두 주요 주주가 공동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CI와 국민연금이 한진칼의 주주권 행사에 나서면서 올 주총에서 특별결의와 일반결의 안건에 대해 공동전선을 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정 안건에 서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의 민간위원은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를 위해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KCGI와 같은 의견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 1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한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경영 참여 주주권인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통보한 상태다. 주주제안은 정관에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결원으로 본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인데, 재판이 진행 중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형이 확정될 경우 한진칼 대표 해임 등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KCGI는 지난달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통해 범죄행위를 저지르거나 회사의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 금지를 요구했다. 역시 조 회장의 해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KCGI는 한진그룹 내에 자신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해 6명으로 구성되는 지배구조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해 경영 참여를 시사하는 등 주주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과 KCGI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한진그룹이 전날 대규모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에 대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을 2018년 50% 수준으로 2017년(3.4%))에 비해 15배 이상 확대키로 했다. 사외이사를 현재 3인에서 4인으로 늘리고 감사위원회 위원을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내놨다.

이번 방안은 내달 주총을 앞두고 한진칼의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우호 지분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진칼 오너 일가의 현재 지분(29%)을 감안할 때 내달 주총에서 우호지분이 늘면 각각 2대, 3대 주주인 KCGI(10.81%)와 국민연금(6.7%)이 특별결의(참석 의결권 3분의2 이상)와 일반결의(과반 이상) 통과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아 연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민연금이 올 주총부터 의결권 행사방향을 주총 전 공개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양측의 연대에 힘을 실어준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주총 전에 한진그룹 계열사의 의결권 행사방향을 공개하면 KCGI 등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국민연금과 KCGI가 표를 결집해 한진그룹 오너일가와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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