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미중 무역전쟁 타결' 베팅한 월가…이틀째 랠리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2.14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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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 우리에게 엄청난 존경심"…'인플레' 긴축 우려에 달러 강세

[뉴욕마감] '미중 무역전쟁 타결' 베팅한 월가…이틀째 랠리


뉴욕증시가 이틀째 랠리를 이어갔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베팅했다.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17.51포인트(0.46%) 오른 2만5543.27로 거래를 마쳤다. 인텔과 IBM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지수는 8.30포인트(0.30%) 오르며 2753.03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가 급등에 에너지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7420.38로 전일에 비해 5.76포인트(0.08%)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 중에선 2%대 하락한 넷플릭스를 제외하곤 모두 보합세였다.

◇트럼프 "중국, 우리에게 엄청난 존경심"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증시를 밀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기 전 기자들과 만나 "매우 유능한 사람들이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현재 중국에 가 있다"며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며 "그들(중국)은 우리에게 엄청난 존경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예전에 비해 큰 차이"라고 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두 나라가 진짜 합의에 가까이 있고 그 합의가 완성될 수 있다면 협상 시한을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둘 수도 있다"며 대중 무역협상의 시한을 당초 다음달 1일에서 다소 연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경우 다음달 2일부터로 예고된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도 유예될 수 있다.

미중 정상의 무역협상 최종담판은 다음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센스키 미국 농무부 부장관은 이날 재생연료 산업 콘퍼런스에 참석, "미·중 정상이 3월 언젠가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4일 시작될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날 호텔을 나서며 기자들로부터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까진 매우 좋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 등이 포함된 미국 측 협상단은 14~15일 베이징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 등 중국 측 협상단과 고위급 무역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양국 간 협상의 초점은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중 고위급 협상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므누신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측 핵심 인사들을 오는 15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은 지난해말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들어갔다. 다음달 1일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미국은 그 다음날인 2일부터 중국 상품 2000억달러 어치에 대해 관세를 종전의 10%에서 25%로 올려 부과할 예정이었다. 이 경우 중국도 600억달러 상당의 미국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인플레' 긴축 우려에 달러 강세…유가, 이틀새 3% 급등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를 넘어서며 다시 긴축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다. 반면 금값은 떨어졌다.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0.48% 오른 97.16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엔/달러 환율(엔화 기준 달러화 가치)도 111.03엔으로 0.50% 상승했다.

달러/유로 환율(달러화 기준 유로화 가치)은 1.1266달러로 전일 대비 0.54% 떨어졌다. 달러/파운드 환율(달러화 기준 파운드화 가치)도 전날에 비해 0.33% 내린 1.2848달러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값은 전일 대비 약 0.39% 떨어진 온스당 1308.9달러를 기록 중이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높은 CPI 상승률이 연준의 금리인상 등 긴축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며 달러화 가치를 밀어올렸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2%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뛰어넘었다.

반면 지난달 에너지와 식품을 포함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로 2017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9%)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지난해말부터 올초까지 하락한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의 영향이 컸다.

국제유가는 이틀새 3% 가까이 급등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소식이 기름값에 불을 붙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80센트(1.5%) 뛰어오른 53.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종가 52.41달러) 이후 이틀간 2.8%나 오른 셈이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4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뉴욕 현지시간 오후 3시25분 현재 전일보다 배럴당 1.22달러(1.95%) 오른 63.64달러를 기록 중이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3월 자국의 산유량을 하루 980만 배럴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사우디가 약속한 원유생산 쿼터 밑도는 수준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회원국들이 하루 80만 배럴가량을 감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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