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 클린(Eat Clean)', '클린 이팅(Clean Eating)' 등 건강한 식습관을 통한 다이어트에 과도하게 집착하다, 오히려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자연과 가장 가까운 상태의 식재료를 있는 그대로 섭취하는 식습관 방식이다. 가공된 음식과 염분을 최대한 피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정제하지 않은 식재료를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건강한 식이습관에 대한 집착이 도리어 건강을 망칠 수 있다는 것. 건강식품 집착증, 건강유해식품 기피증 등을 뜻하는 오소렉시아 너보사(Orthorexia Nervosa)라는 증상도 있다. 1990년대 이후 등장한 개념으로 건강식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강박장애의 일종이다.
'잇 클린(Eat Clean)' 관련 이미지./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직장인 A씨(24)는 "주로 과일, 채소, 닭가슴살 등 건강식만 먹는 편"이라며 "사실 이 음식들은 배가 금세 고프고, 만족감이 떨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양념과 기름으로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조언하는데, 그 음식들을 시도하는 게 겁난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금지'하던 음식을 입에 대는 순간 폭식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폭식 이후엔 죄책감, 자기 비하가 뒤따른다. 대학생 B씨(21)는 "과자, 피자, 햄버거 등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음식을 한번 먹는 순간 멈출 수가 없다"며 "처음부터 적당히 먹으면 될 텐데, 아예 먹지 않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하게 먹어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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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건강음식집착증의 진단기준에 대한 문헌고찰 연구'에서 "국내에서는 건강음식에 집착하는 행동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높은 편"이라며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건강음식집착증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음식은 대부분 저칼로리 음식에 가까워 결과적으로 체중저하와 영양 불균형 등 신체 불균형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 자신의 식습관에 따라 자존감이나 정서상태가 좌우되고, 학업이나 직장생활, 대인관계까지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