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무슬림 美하원의원, 유대계 '벌집' 건드렸다가…

뉴스1 제공 2019.02.12 14:10
글자크기

AIPAC 비판발언 "모욕 의도 아냐…분명히 사과"
민주당 지도부까지 사과 요구 나서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무슬림 여성 최초로 하원에 입성한 일한 오마르(민주·미네소타) 의원이 트위터에 이스라엘계 로비단체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큰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내부에서 먼저 사과를 요청할 정도였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마르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 발언의 의도는 유권자나 유대계 미국인을 싸잡아 모욕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서 "분명히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오마르 의원은 전날 트위터에서 '미 의원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도록 누가 돈을 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미국·이스라엘공공정책위원회(AIPAC)"라고 대답했다. 이 발언이 바로 반(反)유대주의적이라는 맹공격을 받게 된 것.

공화당 의원들은 오마르 의원을 외교위원회에 배치한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그의 제명까지 요구했다. 오마르 의원의 과거 발언들도 이스라엘에 계속 비판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부자증세'와 '그린 뉴딜'을 거침없이 외쳐 보수층의 비난을 받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민주·뉴욕) 하원의원에 이어 오마르 의원까지 구설에 오르게 됐다. 이들은 모두 다양성을 상징하는 진보성향 신예다.

게다가 오마르 의원은 미국 정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대계 집단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수세에 몰린 민주당은 지도부까지 나서서 오마르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오마르 의원의 반유대주의적 발언과 이스라엘 지지자들에 대한 해로운 비난은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했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트위터를 통해 "오마르 의원의 반유대주의적 편견 발언은 모욕적이고 무책임했다"고 말했다.


유대계 인사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사위로 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가만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경 인근도시인 텍사스 엘패소로 향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오마르는) 자신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의 사과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오마르 의원은 소말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라시다 틀레입(민주·미시간) 의원과 함께 무슬림 여성 최초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