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승태 오늘 기소…중간수사 발표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9.02.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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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사법농단 의혹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헌정·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기소하고 수사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3차장검사 한동훈)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들을 이날 재판에 넘긴다.



지난해 6월부터 수사를 시작한 검찰은 지난 6일 설 연휴 조사를 마지막으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피의자 신문을 마치고 공소장의 마무리 검토에 들어갔다.

사법부의 정점에서 조직적인 재판 개입 등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2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만기일은 오는 12일이다.



그는 40여개 범죄사실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계공무집행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무진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 전 대법관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법관 이후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 전 대법관 역시 마찬가지다. 고 전 대법관은 지난해 12월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구속 위기를 벗어난 바 있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양 전 대법원장 등과 공모한 혐의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은 설연휴 직전에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법농단에 연루된 나머지 100여명에 이르는 법관들에 대한 처벌 여부도 이달 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적시된 법관들만 해도 전·현직 대법관이 10명,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24명, 지방법원 부장판사 44명 등 93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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