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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명퇴하면 39개월치 월급…은행 명퇴조건 어떻게 변했나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9.01.3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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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의 정석>시중은행 디지털 금융 활성화·일자리 창출에 명퇴조건 높여 인력감축

편집자주 새해 들어 은행권에서 시작된 명예퇴직이 일반기업, 공공기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명예’는 빛바랜 수식어일 뿐,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야 하는 서글픈 퇴장인 경우가 많다. ‘내년 설에도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모처럼 모인 가족·친지를 바라보는 한국의 중장년들의 어깨를 부양의 무게가 짓누른다.




은행들이 임금피크제(이하 임피제)를 도입한 지 길게는 13년이 지났지만 대다수의 은행 직원들은 임피제 진입과 동시에 명예퇴직(이하 명퇴)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피제를 적용받는 직원은 KB국민 316명, 우리 276명, KEB하나 15명, 신한 13명에 그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임피제 진입 직원이 다른 은행에 비해 많았기 때문에 남아있는 직원도 상대적으로 많다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이나 신한은행의 경우 임피제를 적용받는 직원이 거의 없다.

이는 임피제를 선택하면 퇴직전까지 5년간 일하면서 임금의 절반 가까이를 받지만 최근 명퇴조건이 좋아지면서 특별퇴직금과 자녀 학자금, 전직 지원금 등 두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일부 은행의 경우 명퇴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계약직 등으로 재입사할 기회도 준다.



시중은행의 임피제 기간 동안 임금지급률은 지난해 기준 240~300% 수준으로 임피제 도입 당시와 큰 변화는 없다. 시중은행 가운데 임피제를 지난 2005년에 가장 먼저 도입한 우리은행의 임금지급률은 240%로 도입 때와 같다. 가장 최근인 2016년 시작한 신한은행도 일반직 Ma 이상은 250%, 4급이하는 300%로 다르지 않다. 국민은행은 2008년 250%에서 지난해 265%로, KEB하나은행의 경우 구 하나은행이 2006년 250%, 구 외환은행이 2007년 250%로 도입해 현재는 260%로 높아졌다.

반면 명예퇴직 조건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금융 활성화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지점이 줄자 은행들이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명퇴 조건을 높여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금융당국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퇴직금을 올려주면서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유도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은행권에서만 2000명 이상이 희망퇴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대다수는 임금피크제 진입 대상이거나 이미 진입한 직원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임피제 도입 시점인 2008년에 명퇴 특별퇴직금이 12~21개월치 급여 수준에서 2016년엔 27~35.5개월치, 2017년엔 21~36개월치, 지난해엔 21~39개월치로 조건이 나아졌다. 임금피크제를 선택할 경우 265%로 32개월치 급여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2005년 임피제 도입 당시 명퇴 특별퇴직금이 21개월치 급여였다. 2016~2017년 상반기까지는 19개월치 급여를, 2017년 하반기부터는 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 임피제 임금지급률 240%, 29개월치보다 나은 조건이다. 신한은행은 임피제 도입 때인 2016년엔 명퇴 특별퇴직금이 7~33개월치 급여였지만 2017년부터는 8~36개월치다. KEB하나은행의 경우엔 특별퇴직금이 31~36개월치 급여로 임피제 31개월치(260%) 급여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강하거나 자녀 결혼을 앞둔 경우 회사에 남아있길 원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명퇴 조건이 좋아져서 최대한 챙길 걸 챙겨서 제 2의 인생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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