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에 오른 일본 경제

머니투데이 최윤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2019.02.0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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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최윤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최윤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최윤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아베노믹스 이후 고성장을 달리던 일본 경제에 빨간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 증가율이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되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수익성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일본 기업은 엔화 약세와 글로벌 경기 호조를 배경으로 강한 성장을 보였다. 전체 일본 기업의 경상이익은 2012년 이후 연평균 11%를 웃도는 성장을 보였으며 경상이익률은 2배에 달하는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 등으로 올해 기업 성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하면서 일본 경제는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 이익이 증가하면서 일자리가 늘고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실질 임금이 늘지 않으면서 내수 소비는 여전히 부진하다. 기업 이익의 증가가 임금 상승과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 성장의 둔화는 소비 회복의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 전반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본 기업의 실적 개선이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 확장정책, 엔화 약세 등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적자 사업 철수, 생산성 제고, 기술력에 대한 지속적인 R&D 투자 등 자체적인 경쟁력 향상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외부 여건이 악화된다고 해도 과거보다는 그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수시 채용 확대, 대졸 신입사원 초봉 인상,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 체계 개편 등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임금 상승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기 지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발표되는 기업의 실적을 통해 견조한 펀더멘탈을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 불안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업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체질 개선으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본 증시는 최근 3년간 약 20% 상승했으나 작년 10월 이후 15% 가까이 하락하며 이익 개선대비 주가 수준이 과거 대비 낮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전자기기, 기계 등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자제품의 소형화, 고사양화 등으로 전자제품의 기술력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IT 시대적 흐름에 따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 전자부품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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