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댐 붕괴…광산업체 발리, 하루만에 시총 21조 증발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2019.0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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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24% 폭락에 채권가격, 신용등급도 하락…발리의 책임회피성 발언에 본사 앞에는 시위대 몰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발리 본사에서 한 시민이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발리 본사에서 한 시민이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브라질 남동부에서 발생한 댐 붕괴사고로 세계적인 광산업체 발리(Vale)의 주가가 폭락하며 하루만에 시가총액 21조가 날아갔다. 최소 65명이 사망한 댐 붕괴사고의 원인이 발레의 관리 부실로 지목되자 비난 여론도 들끓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댐 붕괴사고 이후 발리의 주가가 24% 폭락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 710억헤알(약 21조1200억원)이 증발했다. 브라질 주식시장에서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시중은행 이타우 다음으로 시장가치가 높았던 발리는 이날 주가 폭락으로 시가총액 5위로 주저앉았다.



채권 가격과 신용등급도 떨어졌다. 발리의 2026년 8월 만기 채권 수익률은 댐 붕괴 직전의 4.6%에서 5.7%로 올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발리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두 계단 낮추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낮췄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발리를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사고가 일어난 미나스제라이스 주(州) 법원은 피해보상금 및 벌금 지급 보증 명목으로 발리의 금융자산 110억헤알(약 3조2700억원)을 동결했다. 로이터는 사망자수가 더 늘어나면 발리가 벌금과 소송, 규제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브라질 정부는 발리의 경영진 교체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아미우통 모랑 브라질 부통령은 정부 재난대응팀이 발리에 사고 책임을 물어 경영진 교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는 발리의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황금주를 가지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발리의 본사 앞에는 시위대가 등장했다. 시위대는 발레가 댐 붕괴 당시 제대로 된 경보를 울리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며 진흙을 뒤집어쓰고 창문에 손자국을 남기는 등 항의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발리는 여전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파비오 슈바르츠만 발리 최고경영자(CEO)는 "댐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건설됐다"며 댐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브루마디뉴 지역에서 광산 댐이 붕괴해 현재까지 최소 65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실종됐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대와 군, 경찰뿐 아니라 이스라엘 군인 136명까지 투입됐으나 댐 붕괴로 진흙과 건설 자재 조각들이 쏟아져내려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발리 본사에서 시위대들이 항의 표시로 창문에 손자국을 남긴 모습. /AFPBBNews=뉴스1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발리 본사에서 시위대들이 항의 표시로 창문에 손자국을 남긴 모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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