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전자 조작 아기' 과학자 처벌 검토중…문서 위조 혐의도

머니투데이 고윤지 인턴기자 2019.01.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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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법 위반, 서류 위조 혐의 등…공안기관 이송될 듯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 출산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중국인 과학자가 중국 당국에 의해 처벌 받을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유전자 조작 아기 논란을 일으킨 중국 남방과기대의 허젠쿠이 교수에 대해 높은 수위의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 관계자는 허 교수와 관련 연구원들이 관련 법 위반 및 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공안기관에 이관돼 엄격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지시로 유전자 편집 아기 사건 조사에 착수한 중국 광둥성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조사팀은 이날 국가가 출산을 위한 목적으로 시행하는 배아 유전자 조작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음에도 허 교수팀이 이를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사적인 명예와 부를 추구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고, 의도적으로 학교의 감독을 피해 연구 인력 등을 조직한 혐의가 추가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양성 환자에 대해 보조생식을 금하고 있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실험에 필요한 윤리심사서류와 혈액 검사 결과를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지난해 11월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라 불리는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인간배아의 유전자를 편집, HIV에 면역력을 가진 쌍둥이를 출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쌍둥이의 아버지는 실험 당시 HIV 양성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총 8쌍의 커플이 연구에 참여해 한 커플이 쌍둥이를 출산했고, 다른 한 커플은 현재 임신 중이다.

발표 당시 학계에서는 허 교수와 유전자 편집 기술 개발자 등을 비판하며, 크리스퍼는 강력한 기술이지만 아직 부작용 등에 관련해 검증받지 못한 단계라고 우려했다.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기 환자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다. 비판에 직면하자 허 교수는 HIV 양성판정을 받은 부모의 자녀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선한 의도였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허 교수는 남방과학기술대학에 휴가를 낸 상태에서 사적인 연구 공간에서 이번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발표 직후 남방과학기술대학은 실험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날 허 교수를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일련의 실험에 대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관련법을 개정하고 과학 윤리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둥성 조사팀은 태어난 쌍둥이들과 현재 임신 중인 임산부를 추적, 관리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허 교수가 유명세를 추구했다”며 인류의 윤리, 과학적 고결성, 국가법을 중대히 침범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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