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8년 만의 최저 성장…숨겨진 실상은 더 어렵다(종합)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1.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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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GDP 성장률 6.6%…외신 "中 정부 지표 믿기 힘들어"
中 경기부양 준비 중이지만 "막대한 부채 위험 크다" 지적도

中 28년 만의 최저 성장…숨겨진 실상은 더 어렵다(종합)


중국 경제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견고한 성장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여름부터 경기 침체가 두드러졌지만,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연말 반등 곡선을 그렸다. 중국 정부 당국자와 관영 언론은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외신들은 중국 경제가 숫자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를 믿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왔다.

◇작년 GDP 성장률 6.6%…예상·목표와 부합


중국 국가통계국은 21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90조309억위안(약 1경4909조원)으로 한 해 전보다 6.6%(잠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0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었으나, 시장 예상과 들어맞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초 중국 정부가 내건 목표(6.5% 내외)와도 일치했다. 또 중국의 GDP가 90조위안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경제 성과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닝지저 국가통계국 국장은 이날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세계 5대 경제체 가운데 최고였다"면서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 성장의 30%를 담당하는 세계 최대의 공헌자"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국제 환경이 복잡하고, 국내의 구조적인 문제도 여전하지만, 올해도 위기 속에 기회를 찾으며 안정적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도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고, 시장에서 우려는 물론 심지어 비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면서도 "중국 경제는 여전히 안정적으로 성장할 조건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제 성장 속도도 합리적인 구간에 있다"고 평가했다.



◇"中 지표 믿을 수 있나"

중국 정부의 자신감에도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은 여전하다. 지난해 중국 GDP 성장률도 1분기 6.8%에서 2분기 6.7%, 3분기 6.5%로 계속 낮아졌으며, 4분기에는 6.4%로 떨어졌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2017년 7.2%에서 2018년 5.9%로 대폭 낮아졌다. 실업률도 지난해 12월 4.9%로 한 달 전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남부의 전자제품 수출 회사가 몰려 있는 선전에서 다음 달 춘제(설날)를 앞두고 직원을 해고하는 회사가 늘고 있으며, 제조업 기지인 광둥성 GDP는 지난해 6.5% 성장에 그쳐 목표(7.5%)에 크게 미달했다"면서 "중국 경제는 (보이는) 수치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전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중국이 시장이 예상한 것과 같은 GDP 성장률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발표하는 경제지표에 대한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주요 도시의 지하철 공사 등 인프라 건설을 재개하고, 금융시장에도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대규모 감세 정책도 준비 중이며, 주택담보대출 확대 등으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GDP의 250~300%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 부채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소비와 산업생산 지표가 소폭 상승했다"면서 "중국 정부가 지난 10여 년간 쌓인 부채를 더 늘리지 않으면서 경기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책 균형을 잡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금융시장도 불안하다. 오토너머스리서치의 샤를린 추 연구원은 "중국의 불량채권 규모는 전체의 24%인 8조5000억달러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인도네시아, 한국, 태국의 모든 대출을 합친 규모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이번 위기는 중국이 선진 경제로 발전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할지 아니면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위협이 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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