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100선 탈환…"아는 악재는 불확실성이 아니다"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9.01.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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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기업 실적 부진으로 1분기까지 단기 조정 불가피…하지만 상반기 중 2300선 진입할 수도

코스피 2100선 탈환…"아는 악재는 불확실성이 아니다"


"남아있는 악재는 모두 우리가 아는 것들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주식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미국의 금리 인상이 몇 번 더 진행될 지, 반도체 업황 둔화는 언제까지 이어질 지 등은 그동안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를 충격으로 몰아 넣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보면 '이미 알고 있는 악재는 더이상 불확실성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92포인트(0.43%) 오른 2106.1에 마감했다. 지난 3일 2000선이 붕괴된 이후 코스피는 10거래일도 채 되지 않아 1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코스피가 21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5일(2101.31) 이후 약 40여일 만이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의 중심에는 외국인이 있다.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는데, 이들은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조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들을 움직인 건 '달러 약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달러화 강세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을 뺐는데 최근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다시 귀환했다. 지난 4일 제롬 파월 미국 Fed(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란 한마디가 외국인들을 신흥국 시장으로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사이 나머지 불확실성도 상당부분 사라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갈등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낙관적으로 돌아섰고,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도 마찬가지다. 영국 내 정치적 리스크 확대 우려가 있었지만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영국은 물론 미국, 독일 등도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노딜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물론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탈(기초체력) 불안감이 재부각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올 1분기까지 실적 발표로 인한 단기 조정을 겪은 이후에는 저가매수세 유입에 따른 상승 기대감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의 경우 지난 8일 4분기 잠정 실적에서 어닝 쇼크를 기록했지만 당일 주가가 1%대 하락했을 뿐 다음 6거래일 동안 6% 넘게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역시 더 이상 국내 증시에 걸림돌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황 둔화 이슈는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논란이 됐던 만큼 불확실성은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됐기 때문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실적 발표 직후에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지만 그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오히려 증시는 가볍게 움직일 것"이라며 "상반기 내 2300선에 진입하고, 연말에는 제법 올라가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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