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강 차관 "심석희 선수에 사과... 성추행도 영구제명"

스타뉴스 정부서울청사=이원희 기자 2019.01.0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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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 사진=뉴스1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 사진=뉴스1


"심석희 선수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상습 성폭력을 당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203호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노 차관은 "어제(8일) 밤 (심석희 선수의) 상습 성폭력 보도를 접하고, 정책 담당자로서 성폭력 사건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피해 당사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이는 지금까지 마련했던 체육회 대책들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정부는 지금까지 대책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성폭력 가해자의 처벌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성폭력 가해자들을 체육 관련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현재는 강간이나 유사 강간에 대해서만 영구 제명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성추행 사건에서도 영구제명이 되도록 성폭력 처벌에 대한 범위를 확대하도록 3월까지 완료하겠다"고 전했다.

노 차관은 "성폭력 사건이 확정될 경우 국내외 체육 관련 단체에서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겠다"며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 국가올림픽위원회, 국제경기연맹 등에 성폭력 범행 사실을 알려 해외에서 활동을 제외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를 위해 인권전문가 및 체육단체가 참여하는 '체육 분야 성폭력 전담팀'을 구성해 체육단체 규정을 정비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인권 전문기관에서 전문가를 추천받아 전담팀을 구성, 체육 성폭력 사건에 대해 더욱 강력하게 조사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노 차관은 "그간 관련 상담 센터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인력과 재원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스포츠 비리 센터 내에도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는 기초 조사 기관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전문 합숙 훈련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초중고 분리 시설 교육 등 이를 포함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정부는 유사한 사건이 더 많을 것이라고 보고, 소중한 체육 인재들이 야만적인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 사진=뉴스1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 사진=뉴스1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심석희가 당시 만 17세,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지난 2014년부터 조 전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정도 앞두고도 조 전 코치는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심석희는 조 전 코치가 성폭력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과 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변호인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너무 막대하지만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가족,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을 밝히기로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조 전 코치 측은 방송사와 인터뷰를 통해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한 상태다.

심석희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르친 조 전 코치는 지난해 1월 중순부터 심석희를 주먹과 발 등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해 감사를 벌인 뒤 경찰에 조 전 코치 폭행 사건 수사를 의뢰했다.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코치는 지난해 9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 전 코치가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현재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선고 공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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