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N포세대', 자동차도 포기했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1.07 15:53
글자크기

2030세대 신차 등록 크게 줄어…30대 빚 늘고, 차량 소비 트렌드 변화

20~30대 ‘N포세대’(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한 세대)가 자동차도 포기했다. 지난해 20~30대의 신차 등록이 크게 줄었다. 차량 구입에 쓸 돈이 없을뿐더러 구매에서 공유(대여)로 소비추세가 변하고 있다.

20~30대 'N포세대', 자동차도 포기했다


◇30대 신차등록, 5.7% 감소…경차의 몰락=
7일 차량 데이터 조사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0대의 신차등록 대수(영업용 제외)는 28만1715대로 전년보다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20대(20대 미만 포함)는 3.4% 줄었다.



2018년 전체 신차 등록 대수(129만대)가 전년보다 1.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20~30대의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등록 감소율은 30대, 20대, 40대(-2.8%), 50대(-0.2%) 순이다.

20~30대의 자동차 소비 둔화는 전체 차량 등록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11월 기준 20~30대가 등록한 차량 대수는 397만5782대로 총 개인 차량 등록 대수(1997만대) 중 19.9%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2017년 말과 비교해 30대는 등록 대수가 8만7000여대나 줄었다. 20대 이상 연령대에서 등록 대수가 감소한 것은 30대가 유일하다. 30대는 차량 등록보다 이전이나 말소가 더 많다는 의미다.

20~30대의 구매 감소는 자동차 시장 변화를 갖고 왔다. 사회초년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경차 판매가 11년 만에 한자리 수 점유율(국내 완성차 5개사 기준)을 기록했다. 2012년 17.3%에 달했던 점유율이 6년 연속 떨어졌다.

◇빚 늘어난 30대, 차량 구매 대신 공유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취업연령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20~30대 구매력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차량 구매 방식의 다양화도 영향을 줬다.


실제 30대가 차량 구입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통계청의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30대 가구(25.3%)가 가장 높다. 30대 가구는 전년대비 순자산은 5.8% 증가했는데, 빚(부채)은 13.8% 늘었다.

소비추세 변화도 20~30대 구매력 약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차량을 직접 구매하기보다는 장기렌터카, 카셰어링(차량공유)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차량 구매시 관리 등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합리적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해서다.

이 같은 변화에 자동차 기업도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월 단위로 이용 요금을 내고 차량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적 공유경제 유행에 발맞춰 ‘월 구독형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