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즉시연금 지급 논란…메리츠화재, 공격영업 부작용 우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8.12.14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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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부합적 종합검사 1순위 왜?…금융회사 "부담 경감? 달라진 게 없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사진=머니투데이DB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사진=머니투데이DB


윤석헌 금감원장이 부활시킨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첫 타깃으로 삼성생명과 메리츠화재가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과 갈등을 빚어 왔다. 메리츠화재는 올 연말 인사에서 '정통 보험맨'이 아닌 증권가 출신의 외부 인사를 영입, 내년에도 공격영업을 예고했다.

◇삼성생명·메리츠화재 정조준 왜?=생명보험협회가 공시한 올 3분기 보험민원 현황을 보면 삼성생명의 소비자 민원은 25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6%가 늘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 빅3' 가운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15.11%, 7.58% 증가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삼성생명 민원이 급증한 것은 보험금 추가 지급 논란이 벌어진 즉시연금 보유 계약이 5만5000건이나 되기 때문이다. 생보사 전체 보유 계약 16만건 가운데 삼성생명 보유분이 30%를 넘어선다. 올해 내내 논란이 됐던 암보험 분쟁 민원도 삼성생명이 보험 판매량이 많아 전체의 8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대상 선정기준의 주요 항목으로 꼽은 만큼 삼성생명이 1순위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는게 금감원 설명이다. 윤 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즉시연금과 관련해 "재조사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금감원의 즉시연금 추가 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종합검사가 이뤄질 경우 직·간접적으로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금감원의 부담 요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실시 시기가 후순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메리츠화재가 종합검사 대상에 올랐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김용범 부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치아보험, 펫보험, 치매보험 등에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어 신계약이 급증한 것. 중위권사인 메리츠화재가 사람 대상의 장기보험 신계약 실적에서 한 때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누르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일반보험에서도 출혈경쟁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저가전략을 폈다. 연말 인사에서 보험 경험이 없는 증권업 출신의 외부 인사를 영입해 내년에도 공격 영업을 예고했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우량 물건만 인수하는 영리한 전략을 펴 흑자를 냈다. 올들어 3분기까지 11개 손보사 중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낸 회사는 메리츠화재를 포함해 2개사에 불과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기보험은 당장 매출이 늘면 손해율이 좋아 보이는 효과가 있지만 2~3년 후 부실계약이 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독립 보험대리점(GA) 설계사 수당을 과도하게 지급해 금감원 경고를 받았다.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달리진게 없어"=금감원은 취약한 금융회사만 선별적으로 종합검사를 하는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방안을 연내 확정할 계획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초안에 대해 재검토를 진행 중으로 대상 금융회사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며 "검사기간을 금감원 마음대로 연장하지 않고 금융회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으면서 금융회사 스스로 감독목표에 부합하도록 유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정작 금융회사 반응은 시큰둥하다. 올 하반기 시범적으로 종합검사를 받은 6개 금융회사들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 부담을 덜어 주겠다고 하는데 여전히 요구자료가 많고,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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