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2020년 초 北 비핵화 50% 달성 시 체결 가능"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8.12.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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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통일硏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종전선언 후 평화협정 협상 시작" 전망

1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평화에 대한 세가지 질문' 중 패널들이 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가진=권다희 기자 1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평화에 대한 세가지 질문' 중 패널들이 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가진=권다희 기자


남북미중 4자가 내년 평화협정 체결 협상을 시작해 북한 비핵화가 50% 완료된 2020년 경 이 협상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의 비핵화 완료 전 평화협정 체결로 비핵화를 촉진하는 게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12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학술회의 '평화에 대한 세가지 질문' 중 ‘한반도 평화협정 구상’이란 제목의 발표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김 실장은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내년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1~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려 종전선언이 이뤄진 후 평화협정 협상이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다.

또 북한 비핵화가 2020년 초 약 50% 진척된 다는 가정 하에 이 시점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평화협정이 비핵화 완료를 촉진할 수 있는만큼 체결을 '비핵화 50% 달성' 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 11월 미 대선이 다가올수록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내 정치적 부담이 커져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미국의 대북 정책 유연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2020년 초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평화협정에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간략한 시간표를 담는 방안도 제시했다. 예컨대 2020년 초반 공약을 먼저 하고, 2020년 하반기에 이행성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방식이다.

북한 비핵화 완료시점을 2020년 말로 가정하고, 북미관계 정상화·남북 군축·주한미군 동참 구조적 군비통제를 이 시점 이내 하기로 연결해 명시하면 비핵화 완료를 촉진하고 군비통제, 관계 정상화도 보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통일연구원은 자체적인 평화협정 시안도 소개했다. 남북미중 4자간 포괄협정으로 구성된 이 시안은 올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 등 불가침과 안전 보장, 한반도 비핵화, 군비통제 등의 항목을 포함했다.

우선 시안은 '당사자들(남북미중)이 1953년 정전협정으로 일시 정지된 한국전쟁을 공식 종료한다'는 점과 '평화협정 발효와 동시에 정전협정은 효력을 상실한다'는 대목을 제1조에 명시했다.

아울러 시안 3조는 불가침 및 안전보장을 담으면서 3항에 ‘미국은 조선(북)에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어떤 형태의 무력도 사용하지 않음을 확약하고 조선도 미에 동일하게 확약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7조 양자관계발전 북한과 미국이 북의 비핵화가 완료되는 2020년 이내 대사급 수교관계를 맺는다고 예시했다. 협정 발효 후 90일 이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유엔군사령부 해체에 동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 실장은 이 같은 협정 체결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높다고 평가했다. 북한 비핵화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평화협정이 먼제 체결되는 방안이 합의될 수 있고, 북한이 주한미군에 유연한 입장을 보인다는 점 등 때문이다.

김 실장은 "평화협정 체결 당사자인 남북미중 4자가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평화협정 관련 주요 쟁점이 합의될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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