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경찰에 증언했다며" 유성기업 노조 목격자 협박 논란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8.12.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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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공장 앞 텐트 치고 협박" 주장…노조 측 "협박한 적 없어, 유시영 회장 배임 혐의 조사해야"

유성기업이 10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빠른 수사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유성기업 노조가 경찰에 폭행 사건 상황을 진술한 직원들을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사진=유성기업 제공유성기업이 10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빠른 수사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유성기업 노조가 경찰에 폭행 사건 상황을 진술한 직원들을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사진=유성기업 제공


회사 임원을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유성기업 노동조합원들이 경찰 조사에 협조한 다른 직원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조는 협박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오히려 유성기업 대표의 횡령 혐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유성기업은 10일 폭행 가담자들은 이달 7일 경찰 조사를 받고 온 뒤 폭행 당시 상황을 진술한 직원들을 상대로 욕설과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남 아산시 공장 입구에 텐트를 쳐 놓고 임직원들이 출입할 때마다 "네가 경찰서에 가서 증언을 했다면서", "다음에 누가 대상이 될지 몰라", "이번에는 (노조 불법행위를) 채증하는 관리자가 대상이다" 등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유성기업 관계자는 "폭행을 목격한 직원들이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가해자들이 버젓이 회사를 활보하며 직원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기업 노조원 7명은 지난달 22일 사측 공동대표인 김모 상무(49)를 아산공장 본관 2층 대표 방에서 1시간 가량 감금한 채 집단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이달 7일 폭행 가담 노조원 7명 가운데 3명을 불러 조사했다. 나머지 4명은 이달 11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폭행이 이뤄진 사무실에 CCTV(폐쇄회로화면)가 없어 현재 경찰 조사는 대부분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유성기업은 이날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 아산경찰서에 빠른 수사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유성기업은 "폭행 사건 발생 2주일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현행범인 가해자들이 체포되지 않고 회사 안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면서 위압감을 조성하고 직원들에 협박을 일삼고 있다"며 "귀서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 진행에 최대한 협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성기업은 지난달 경찰에 폭행 사건 피해자와 목격자 직원들에 대한 신변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 본관 앞에 노조가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충남 아산시 유성기업 본관 앞에 노조가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반면 노조는 협박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폭행 의혹 목격자들을 상대로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측이 노조의 쟁의행위를 카메라로 찍는 채증을 하기에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욕설이 나오긴 했지만 협박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또 경찰에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 배임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을 요청했다. 노조는 이달 11일 오전 11시 아산경찰서, 오후 2시 대전지검 천안지청 앞에서 수사 촉구 집회를 열 계획이다.

경찰은 노조 폭행 사건과 유 회장 배임 사건 모두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 회장 배임 관련자들에 이달 10일~14일 경찰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며 "폭행 사건과 배임 사건 모두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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