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 '현금흐름할인법(DCF)'의 적절성이 다시 부각되는 것을 두고 A증권사 대표는 이렇게 평가했다.
DCF는 미래 기업가치를 추산해 예상이익을 구하고, 할인율을 구해 현재 가치를 추산하는 방식이다. DCF 방식이 적용되면서 바이오에피스 가치는 29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일부에선 이를 근거로 DCF가 객관성이 떨어지는 평가 방법인 만큼, 이를 반영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IPO(기업공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대표는 "삼성은 세계 최고의 CMO(계약생산대행)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바이오 사업이 본격화되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실적만 놓고 기업을 평가하면 어떠한 투자도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본질은 성장가치가 높은 기업에 미리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라며 "DCF 방식을 단순히 회사 가치 부풀리기로 평가절하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DCF가 적용되지 않으면 당장 이익을 올리지 못하는 기업은 상장되지 못할 것"이라며 "실적은 없지만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해 성장할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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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와 자본시장의 충돌은 여기저기서 목격된다. 엠벤처투자라는 코스닥회사는 투자자산 평가이슈로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다. 엠벤처투자가 한 벤처기업에 투자했는데 이 자산에 대한 평가 문제로 회계법인과 갈등을 빚었다.
투자한 지 1년도 안 된 IT 기업 지분가치를 회계법인이 인정할 수 없다면서 감사의견을 내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회사는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치를 절반으로 깎고 나서야 감사의견을 받을 수 있었다. 엠벤처투자 경영진은 "투자하자마자 비상장 기업 가치를 절반으로 깎는 것은 벤처투자를 하지 말란 말과 같다"며 "창조기업이나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IPO 기업에 대한 회계 감리가 지연되면서 상장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올 들어서만 카카오게임즈, 현대오일뱅크 등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이 감리문제로 차질을 빚었다. 이들 기업이 적절한 순간에 자금조달을 하는데 실패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회계가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기업의 본질은 아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서는 정상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