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까지 취소됐는데도…포항 '지진 대피소' 건립 지연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2018.12.0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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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교육재단 포항제철고등학교 수험생들이 지난해 11월21일 오전 담임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지진 대피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포스코 교육재단 포항제철고등학교 수험생들이 지난해 11월21일 오전 담임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지진 대피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경북 포항시가 지진 등으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설치하는 '지진 대피소' 사업이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해 11월15일 규모 5.4의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건립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3일 포항시는 "올해 안에 에어돔 형태의 다목적시설과 철골 구조물 7~8곳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국비와 도비를 확보하지 못해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1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많은 이재민이 생겼으며 4300여명의 포항 지역 수험생들이 고스란히 타격을 받았다. 그 여파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미뤄지기까지 했다.

경북 포항시가 북구 흥해읍 초곡지구에 설치 예정인 에어돔 다목적 대피소 조감도. /사진제공=포항시경북 포항시가 북구 흥해읍 초곡지구에 설치 예정인 에어돔 다목적 대피소 조감도. /사진제공=포항시
에어돔 형태로 지어질 해당 시설물은 포항시가 내놓은 대책이었다. 에어돔은 공기를 주입해 설치할 수 있는 구조여서 지진 등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외부 충격에도 쉽게 파손되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진앙지와 직선거리로 5km 정도 떨어진 포항시 흥해읍 초곡리 공영주차장 1800㎡ 공간에 300여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올 하반기 준공할 계획이었다. 특히 에어돔은 부지만 확보되면 보름 정도면 설치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사가 연기되고 있다. 에어돔과 철골 구조의 대피시설을 짓는데 필요한 예산은 1곳당 약 50억원으로 시는 북구 흥해 등 7~8곳에 약 4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진 이후 대피시설 확충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국비와 도비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공사가 늦어졌다. 예산을 확보하면 공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에어돔 대피소를 내년 초에 완공을 목표로 에어돔을 설치해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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