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公,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사업포기까지 검토

머니투데이 나주(전남)=나요안 기자 2018.11.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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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공론화 의지 없어… 사업포기로 발생되는 재정적 피해 심각

한난 광주전남지사 SRF열병합발전소 전경.한난 광주전남지사 SRF열병합발전소 전경.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이하 ‘빛가람동’) 인근에 시설된 SRF(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의 가동 여부를 두고 나주지역민들의 갈등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사업 포기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는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압축해 주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로 일일 440톤의 SRF를 소각해 전기(19.7MW)와 열(50GW)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발전소의 열원은 혁신도시 1만8000여세대와 16개 공공기관의 온수와 난방으로 공급되고 있다.



열병합발전소는 지난해 12월 사업비 2700억여원을 투입해 시설을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SRF 사용을 반대하는 혁신도시 입주민들과 연료사용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나주시의 거부로 지금껏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전남도, 나주시, 환경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전남 6개 시군(구례, 목포, 신안, 순천, 화순, 나주 포함)의 생활폐기물을 이용한 열병합발전소 시설을 협약했다. 그러나 공사는 전남 6개 시군의 생활폐기물량으로는 정상 가동에 필요한 440톤을 맞출 수 없어 광주 SRF를 반입해 시험가동에 들어가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 2009년 협약 당시 전남 6개 시군의 생활폐기물량은 현 시점에서 턱없이 부족해 광주 SRF반입을 결정했고, 그 과정에서 나주시와 협의를 거쳤다”며 “전남도가 당초 협약을 내세우는데, 협약 당시의 생활폐기물량만 조달된다면 광주SRF를 반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지난 7월경 열병합발전소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화위원회를 전남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안했지만, 전남도가 이를 거부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공론화 보다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광주 SRF 반입을 취소하고 지난 2009년 협약을 준수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공론화에 대해서는 산자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의 입장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서로간의 이견을 조율 중에 있고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나주 열병합발전소 미가동으로 발생한 손해액이 매월 20억여원이 넘고, 광주 SRF 미반입에 따른 손해배상액도 매월 6000여만원 달해 공사는 내부적으로 사업 포기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을 포기할 경우 빛가람동 1만8000여세대는 모두 개별난방으로 전환해야 하고, 그 비용은 1가구당 300~50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개로 사업포기에 따른 시설 매몰비용은 5000억 원이 넘어 법원의 결정에 따라 책임소재가 가려지면 나주시와 공사 중 한 곳은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공사 관계자는 "한난 내부에서 사업 포기를 거론하기 시작했으며, 차선책으로 여러 가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나주시가 공론화를 하려는 의자가 있는지 의심스럽고, 발전소의 적자 규모가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는데, 그 피해를 공사가 다 떠안아야 하냐" 불만을 토로했다.

공사는 현재 나주시 관련 공무원들 상대로 열병합발전소 미가동에 따른 손해배상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손해배상 구상권액은 300억 원이 넘는다.

이에 나주시 관계자는 “한국지역난방공사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안을 나주시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며 “그러나 관계자와 수시로 만나 의견을 좁혀가고 있고, 공론화도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지만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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