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왼쪽)과 김형남 부사장. /머니투데이 포토DB
21일 재계에 따르면 LG (79,400원 ▼800 -1.00%)그룹은 다음주 후반 정기인사를 앞두고 김 부사장 영입 작업을 마무리했다.
김 부사장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기아차 (118,000원 ▼300 -0.25%) 연구소에 입사해 삼성자동차 샤시설계팀장, 르노삼성자동차 연구소 중대형 수석엔지니어 등을 지낸 기술·연구통이다.
LG전자 (92,900원 ▲100 +0.11%)를 중심으로 LG화학 (402,500원 ▲7,000 +1.77%), LG디스플레이 (10,540원 ▼70 -0.66%), LG이노텍 (222,000원 ▲7,000 +3.26%) 등에서 신성장 사업으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문을 키우는 LG그룹 입장에선 정통파 구원투수를 영입한 셈이다.
김 부사장이 한국타이어 (59,100원 ▲800 +1.37%)와 르노삼성자동차에서 글로벌 구매부문장을 지내면서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외 사업운영 노하우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은 메르세데스 벤츠·GM 등 해외 완성차업체와 전장 부문에서 협력 관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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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G그룹 전장사업은 2013년 LG전자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 사업을 하는 카(Car)사업부와 전기차 모터·인버터·컴프레서 등을 개발하는 에너지컴포넌트(EC)사업부, 자동차부품 설계 계열사 V-ENS를 통합해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로 일원화하면서부터 이우종 사업본부장(62·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장, V-ENS 대표 등을 역임했다.
VC사업본부는 2016년 GM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EV에 구동모터·인버터 등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등 매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로 아직까지 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 올 초엔 연내 흑자 달성을 목표로 임원진이 재계약 배수진을 쳤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분야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착실하게 경험을 쌓은 김 부사장이 합류하면서 LG 전장사업이 한단계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부에선 잇단 외부인사 수혈로 구 회장이 LG 특유의 암묵적인 룰이었던 순혈주의 깨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르는 새해를 한달여 앞두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변화의 리더십에 방점을 찍었다는 얘기다.
김 부사장은 지난 9일 LG화학 신임대표로 깜짝 내정된 글로벌 혁신기업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에 이어 구 회장이 선택한 외부영입 2호 인사다.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60세 룰'을 강하게 적용한 상황에서 LG 역시 세대교체로 새 진용 꾸리기에 착수했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선 그동안 주요 그룹끼리 고위직은 데려가지 않았던 불문율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현대차 (251,000원 ▼500 -0.20%)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출신의 지영조 부사장을 영입했고 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는 삼성종합기술원 출신 정태성 사장을 영입했다.
지난달엔 박근희 전 삼성생명 (87,500원 ▼1,100 -1.24%) 부회장이 CJ대한통운 (122,600원 ▼1,600 -1.29%)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제지 (19,300원 ▲150 +0.8%)는 최근 안재호 전 삼성SDI 부사장을 신임대표로 영입했다.
현대모비스 (228,500원 ▼1,000 -0.44%)는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 (111,100원 ▼1,600 -1.42%) 배터리연구소장을 지낸 이준수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를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