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언론 "카슈끄지 암살단 리더, 왕세자 측근과 19차례 통화"

뉴스1 제공 2018.11.20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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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관 들어가자 마자 잡혀…구타·고문 등의 소리도"
터키 국방장관 "현재로서는 공개 의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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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터키 언론이 두 가지 녹음파일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이들의 목소리와 신원을 공개하면서 사우디 암살단의 리더가 사우디 왕세자 측근과 19차례나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19일(현지시간) 터키 매체 하베르튀르크는 터키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첫 번째 녹음 파일에는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자마자 암살단에 붙잡힌 소리가 들어있다고 전했다.



녹음파일에서 카슈끄지는 총영사관의 비자 업무를 담당하는 공간인 A동에서 "팔을 놓으시오. 당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오"라고 말했다.

이후 카슈끄지와 4명의 암살단은 7분간 말다툼을 벌였고, 이후 카슈끄지를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B동으로 옮겨 구타와 고문 등을 자행하는 소리가 담겨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그러나 구타 및 고문의 소리가 11분정도 지속되다 1시간15분 정도 정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하베르튀르크는 사우디 암살단이 전파 방해를 시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하베르튀르크는 녹음 파일에는 4명의 암살단 목소리 외에도 세 명의 목소리가 더 들어있다며 그중 한 명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해외 수행단에도 포함됐던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레브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다른 한 명은 사우디 영사인 무함마드 오타이비 이스탄불 주재 영사이며 나머지 한 명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 영사관 © AFP=뉴스1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 영사관 © AFP=뉴스1
무트레브는 두 번째 녹음파일에서 (카슈끄지에게) "배신자. 너는 (네가 한 짓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관계자들은 무트레브의 목소리를 확인한 경위에 대해 그가 공항으로 입국할 때의 목소리와 대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무트레브는 또한 영사의 집무실이 있는 C동에서 카슈끄지가 도착한 지 13분 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측근인 알카흐타니 고문과 전화통화를 가졌으며 이후에도 18차례 더 통화했다고 하베르튀르크는 전했다.

이 밖에 녹음파일에는 A동의 문을 잠그는 소리와 감시카메라 영상을 삭제하는 소리 등이 들어 있다.

카슈끄지의 대역을 한 엔지니어 무스타파 알 모다이니(57)가 "우리가 20분 전 죽인 사람의 옷을 입으니 으스스하다"라고 말한 대목도 녹음돼 있다.

모다이니는 살해 직후 이스탄불 관광지 주변에서 카슈끄지의 옷을 입은 채 감시 카메라에 잡혀 터키 경찰에게 혼동을 준 인물이다.

하베르튀르크는 터키 관계자들이 카슈끄지의 시신이 토막 당한 파일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녹음 파일의 입수 경로와 관련해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도청은 아니라고 말했다.

아카르 장관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총영사관은 도청되지 않았다. (하지만) 녹음 파일의 입수경로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카르 장관은 녹음 파일을 공개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없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검찰의 통제 하에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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