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업체 C사 대표는 내년 초 새 게임 출시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통상 게임 출시를 앞두고 크런치모드(SW업계에서 개발 마감을 앞두고 야근하며 장시간 작업하는 상황)를 시행해왔지만 선택적근로제(선택적 근로제) 탓에 앞으로 이같은 근무 자체가 쉽지 않아져서다. 신작 출시 전 3개월 뿐만 아니라 출시 이후에도 초기 서비스의 버그를 잡으려면 개발자들이 야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달 노동시간 208시간을 지키기 버겁다. 하지만 현행 선택근로제 산정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 자칫 이를 위반했다간 범법자가 될 수 있다.
선택근로제란 하루 8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달간 1일 근무시간을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주 52시간을 기준으로 한 달 동안 209시간만 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프로젝트 수행, SW 개발 업무가 많은 SI나 게임사들이 속속 도입했다. 문제는 기본 산정 단위기간이 너무 짧아 수개월 집중 근로시간이 필요한 장기 개발 프로젝트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프로젝트나 게임 개발에 참여한 직원이 길게는 2주 정도 업무를 많이 하면, 이후 2주 정도는 시간을 줄여서 근무해야 한다.
때문에 일정이 바뀌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1개월 단위로 근로시간을 관리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6개월 이상의 중장기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게임업계의 한 CEO는 “게임이나 프로젝트별로 차이는 있지만 1개월을 주기로 끝낼 수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라며 “총 100명이 함께 진행하는 게임 프로젝트라면 개발 과정에서 개발자, 기획자 30~50명이 투입되고 출시 직전 3개월은 전사가 집중업무를 하는데 1개월에 근로시간을 맞추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단기 인력을 충원하는 방법이 있다지만 몇 개월에서 몇 년씩 준비하는 게임 출시나 전문 프로젝트 수행에 비전문가를 투입 시키는 건 무리라고 업계는 말한다.
IT업계 관계자는 “SW 개발 업무는 아르바이트생을 뽑아 시간만 채우는 것과는 다르고, 비용 문제 때문에 처음부터 전문 인력을 넉넉하게 활용하기도 어렵다”며 “납기일에 인력이 부족할 것을 미리 예상해 단기간에 사람을 뽑았다가 해고하는 것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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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서는 업무 현실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선택근로제의 단위기간 1개월을 최소 6개월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동이 일상화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SI업계 관계자는 “선택근로제는 일이 잘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당초 취지를 살리리면 IT업종의 특성을 반영해 산정 기준을 확대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