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보루 '금융보안', 금융회사도 아낌없이 투자했으면"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8.11.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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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영기 금융보안원 원장

김영기 금융보안원 원장 김영기 금융보안원 원장


“금융은 이제 IT(정보기술)나 정보회사로 변모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여기에 각종 사이버 공격의 고도화·다양화 등으로 최근 금융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

지난 4월 금융보안원 원장에 취임한 김영기 원장(사진)은 지난 7개월 여 동안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금융보안원은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금융보안의 ‘최후의 보루’라고 불린다. 각종 사이버 공격에 대한 신속한 대응, IT 보안 업무, 핀테크 보안컨설팅, 빅테이터 활용 지원, 보안기술 연구 등 종합적인 금융보안 업무를 맡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기관이다.



전 국민을 놀라게 한 2014년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설립된 금융보안원은 4차 산업 혁명기를 맞아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 원장은 “평생 금융감독 업무를 해 왔기 때문에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금융보안에 대해서도 나름의 경험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최근 금융보안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늘 배우고 공부하는 자세로 일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서 37년간 근무하면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산정 표준안 마련, 주택담보대출 총부채상환비율(DTI) 제도 도입,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카드 정보유출 사고 수습, 조선사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 굵직한 금융현안의 ‘해결사’ 역할을 해 왔다.



그는 금융보안 분야에서도 의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보안원은 최근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기존 금융권 공동 오픈API(응용프로그램 개발 환경) 뿐만 아니라 개별 금융회사 제공 오픈API에 대한 보안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또 금융회사가 각종 보안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을 절감하도록 ‘금융보안 레그테크(RegTech) 시스템’ 구축도 지난달부터 시범 서비스 중이다.

금융보안원은 올해 설립 4년 밖에 안됐지만 젊은 인재들 사이에선 ‘좋은 직장’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김 원장은 “최근 선발된 15명의 공채 직원 면면을 보면 국제 해킹대회수상 이력의 화이트 해커, 악성코드 분석에 특기를 가진 인재, 대기업 IT부서 근무 경력자 등 뛰어난 IT 인재들”이라고 소개했다.

금융보안원 직원들은 금융회사 취약점 평가 등을 하는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기 때문에 김 원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과 격의 없이 탁구를 하기도 하고 사내 통신망 ‘함께 가는 길’ 코너에서 생각을 공유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그는 “금융정보 보호 전담기관으로서 금융보안원은 크게 돋보이지는 않지만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금융회사들도 보안에 들어가는 비용을 투자의 개념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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