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청바지 원조' 리바이스, 美증시 돌아온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11.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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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분기 뉴욕증시 상장 준비… 기업가치 50억달러 목표

/사진=리바이스 홈페이지/사진=리바이스 홈페이지


165년 역사의 미국 대표 청바지 제조업체 리바이스가 월가에 돌아온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은 리바이스가 내년 1분기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바이스는 상장을 통해 6억~8억달러(약 6800억~9065억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며, 기업가치 목표는 50억달러(약 5조6650억원) 이상으로 세웠다. 상장을 위해 리바이스는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리바이스가 예정대로 내년에 상장하면 35년 만의 증시 복귀가 된다.



1971년 미 증시에 상장한 리바이스는, 지분 40%를 갖고 있던 창업자의 자손들이 1984년 17억달러에 남은 지분을 사들이며 비공개회사로 전환한 바 있다.

청바지의 산 역사인 리바이스의 시작은 18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즈음 독일 출신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미 서부 골드러시를 따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텐트나 천막에 사용되는 천을 팔던 그는, 광부들이 튼튼한 바지를 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 천으로 바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은 대박이 났고, 이후 1873년 청바지 이음새를 고정하는 리벳에 대한 특허를 받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청바지가 나오게 됐다.



승승장구하던 리바이스는 1996년 연매출 71억달러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매출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약진하며 매출이 5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10여년간 이 벽을 넘지 못했다. 미국의 상징이던 리바이스의 부진에 외신들도 혹평을 쏟아냈다. 전통만 고집해 젊은층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전의 계기는 2011년, 이 해 리바이스는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칩 버그를 CEO(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버그 CEO는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P&G에서 '질레트' 등 여러 브랜드를 성공시킨 인물이다. 버그 CEO는 '혁신'을 위해 연구센터 '유레카 이노베이션 랩'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

유레카 랩은 신축성 뛰어난 여성용 청바지를 히트시켰으며,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 청바지 워싱(자연스러운 물빠짐 무늬를 넣는 것)을 90초 안에 입히는 기술도 만들어 냈다. 2016년엔 할리우드 스타들이 리바이스를 입고 공식석상에 등장하며 자연스레 마케팅이 됐고, 베트멍, 오프화이트 등 명품업체들의 협업 제의까지 들어오며 젊은층의 관심이 다시 커졌다.


지난해 리바이스는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연 매출이 10여년 만에 최대폭인 8% 성장하며 오랜 벽이던 50억달러에 달했다. 올 3분기에만도 매출액 14억달러, 순이익 1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 10%, 순이익 45%가 늘었다.

한편 FT는 "(내년 상장을 마무리하면) 리바이스가 세기의 서부 기업 IPO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고 전했다. 서부에 거점을 둔 공유차량업체 우버와 리프트도 내년 IPO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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