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월별 고용지표를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대체적으로 고용률이 내리고 실업률은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 수년간 유지돼 온 고용률 증가 추세가 올해 들어 꺾였다며 고용 부진의 심각성을 제기한다. 올해 고용수준이 예전에 비해 꺾였는지는 지난 10년간 1~10월 평균 고용지표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이로써 올 들어 10월까지 평균 고용률은 작년보다 0.1%p 하락해 지난 수년간 지속돼온 고용률 증가 추세가 꺾인 모습이 나타나지만 OECD기준 고용률은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았고, 청년고용률은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실업률은 고용률이 올라가면서 같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실업률은 2014년 1~10월 평균 3.6%를 기록 후 매년 증가해 지난해 3.8%를 기록했고 올해는 그보다 0.1%p 오른 3.9%다. 15~64세의 실업률도 지난해 1~10월 평균 3.8%에서 올해 0.2%p 오른 4.0%를 기록했다. 반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2016년 1~10월 평균 10.1%, 2017년 10.0%에서 올해 9.7%로 낮아졌다.
이로써 올 들어 10월까지 평균 실업률은 작년보다 0.1%p 상승해 지난해보다 고용상황이 조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지난 수년간 지속돼온 실업률 상승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고용률과 마찬가지로 실업률도 계절 변동성이 커서 11월과 12월 고용동향이 나온 다음에야 올해 더 악화됐는지 개선됐는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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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수는 2010년부터 월별로 100만명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1~10월 월 평균 실업자수는 2015년 100만1000명, 2016년 104만명, 2017년 104만9000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인구 자체가 증가하니 2016년~2017년은 실업률이 3.8%로 동일한데도 실업자수가 비례해 증가했다.
이상과 같이 올해 실업률이 0.1%p 소폭 늘고 고용률이 0.1%p 소폭 감소했지만 언론에서 적은 취업자증가수만 따져 고용참사라는 말이 나오면서 국민들이 고용 부진의 폭을 훨씬 크게 느끼게 됐다.
하지만 1~10월 평균 고용수준이 최고였던 작년보다 올해 고용률이 0.1%p 낮고 실업률이 0.1%p 올랐다고 고용참사로 둔갑시키는 것은 극히 잘못된 분석이다. 또한 인구증가율 감소와 인구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취업자증가수, 실업자수로 고용수준을 판단하면 왜곡된 해석을 낳을 수 있다.
취업자증가수, 실업자수는 단순히 노동 인구수를 나타낼 뿐이며 고용수준은 인구수를 고려한 고용률, 실업률을 봐야 한다. 인구증가율이 크게 늘면 취업자증가수가 많아도 고용수준이 나빠지고 인구증가율이 줄면 취업자증가수가 적더라도 고용수준은 좋아질 수 있다.
1~10월 평균 15세 이상 인구증가수는 2011년 56만7000명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차 하락해 올해는 25만2000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경제활동인구증가수도 42만7000명에서 15만명으로 35% 수준으로 줄었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취업자증가수가 과거처럼 매년 30~40만명 정도씩 늘어나기 어렵다.
그런데도 여전히 일자리 창출이라는 구호에 매달려 취업자증가수로 고용수준을 판단한다면 국민들의 경제심리를 위축시키고 효과 없는 임시방편적인 고용대책만 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