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사건에서 '키맨'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재출석 하고 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임 전 차장의 구속기간 만료일을 하루 앞둔 14일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키로 했다. 앞서 임 전 차장은 지난달 27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따라 구치소에 수감됐다. 구속기간은 최장 20일로, 15일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이미 다수 확보해 기소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30개 안팎의 범죄 혐의를 230여페이지에 걸쳐 담은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한 경우 추가 기소할 수 있다"며 "사법농단 수사에서 임 전 차장 기소는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요직인 기획조정실장, 차장 등을 지내며 법관 사찰과 재판거래, 검찰·헌법재판소 기밀 유출 등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거래 의혹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재판에 넘긴 뒤 이르면 다음주 중 전·현직 대법관 등 '윗선'에 대한 수사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수사팀은 지난 7일 차한성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 조사한데 이어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다음주 중 소환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재판 개입과 비자금 조성, 헌법재판소장 비판 기사 대필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있다. 검찰은 이들 전직 대법관들을 임 전 처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경우 다음 수순은 양 전 대법원장이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양 전 대법원장이 연내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서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