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도 몸값낮추기..SSD 강자 네오셈 기업가치 30%↓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11.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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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비율 조정해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에서 700억원 이하로 낮춰 상장추진…시장 위축 영향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반도체 장비회사 네오셈이 30% 이상 기업가치를 낮추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공모를 거치지 않는 스팩합병이지만 최근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하려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팩도 몸값낮추기..SSD 강자 네오셈 기업가치 30%↓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오셈은 대신밸런스제3호스팩 (11,860원 ▲170 +1.45%)과 합병을 추진하면서 상장 뒤 예상 시가총액을 앞서 약 1009억원으로 책정했지만 합병비율을 조정해 693억원으로 줄였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네오셈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보다 성능이 뛰어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검사 장비를 생산한다. SSD가 HDD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검사 장비 공급량이 증가, 지난해 실적이 대폭 향상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408억원,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0.2%, 124.7% 증가했다.

네오셈의 합병비율에 따른 기업가치 693억원은 지난해 순이익 62억원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약 11.1배다. 네오셈은 올해 3분기까지 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연간 순이익 규모가 전년대비 더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 부각될 수 있다.



네오셈의 이 같은 몸값 낮추기 전략은 최근 증시 침체로 비교기업군에 속하는 반도체 장비 종목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남은 주주총회 등 상장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밸류에이션을 보다 보수적으로 수정한 셈이다. 최근 투자시장의 분위기가 위축된 환경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네오셈은 최근 실적 성장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수요 증가 추세에 있는 SSD 검사 장비 전문회사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스팩합병상장을 추진하는 다른 회사보다 실적 및 사업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기업가치를 30% 이상 하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우리 증시에서 반도체 장비는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업종은 아니지만 SSD 산업은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차별화 요소를 갖췄다. 일각에선 네오셈의 행보에 따라 앞으로 스팩합병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밸류에이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오셈은 오는 12월 17일 주주총회를 거쳐 2019년 1월 19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합병신주 상장예정일은 2019년 1월 31일이다.

네오셈 관계자는 "최근 다른 반도체 장비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 전략에 고민이 컸다"며 "SSD 산업의 성장세는 꾸준한 편이기 때문에 상장을 완료한 뒤 더욱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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