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70조 거래…유럽 최대 레포시장 런던 떠난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11.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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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딜 브렉시트' 우려 때문

유럽 최대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거래 시스템 브로커텍. /사진=NEX유럽 최대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거래 시스템 브로커텍. /사진=NEX


미국 뉴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럽의 금융 중심지를 자처하는 영국 런던이 급격히 명성을 잃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로 주요 금융기관이 런던을 계속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운영사인 CME그룹은 최근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해 유럽 최대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거래 플랫폼 브로커텍(BrokerTec)의 유럽대륙 이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런던에서 진행되던 유로화 채권 거래 시장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옮겨진다. 유럽 레포 거래 시장 규모는 하루 2100억유로(약 270조원) 정도로, 이 가운데 590억유로의 영국 국채 레포 시장만 런던에 남게 된다.

브로커텍 유럽 담당자인 존 에드워드는 "모든 유로화 표시 채권과 레포 거래가 암스테르담으로 이전된다"며 "브렉시트로 유동성 풀이 쪼개지면 (레포 거래의) 장점이 없기 때문에 영국 사업부가 유럽 대륙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어 진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우려로 런던을 떠나길 원하는 금융기관은 또 있다. BNP파리바는 런던에서 근무하는 글로벌 마켓 사업부 인원 중 90명가량을 '하드 브렉시트' 발생시 다른 유럽 금융 중심지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미국계 금융회사 스티펠 파이낸셜은 유럽 내 사업을 위해 독일의 메인퍼스트증권을 인수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는 내년 3월 브렉시트 발효를 앞두고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EU 소속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의 국경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의회 비준 등 협의 절차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하면 이달 안에 협상이 마무리 돼야 하며,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아무런 대책 없이 영국이 EU에서 떨어져나가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해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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