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내일 美중간선거…숨죽인 세계경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11.0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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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 D-1]① 선거결과 시나리오별 美경제, 세계경제 향배
공화당 패배시 불확실성↑ 미중 갈등↑ 달러가치↓

편집자주 우리 시간으로 6일 오후 시작되는 미 중간선거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전 세계적으로도 정치·경제지형의 변곡점이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의회구도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대외정책에 제동이 걸릴지 아니면 가속도가 붙을지, 미중무역전쟁 등 ‘트럼프 리스크’가 확대될지 아니면 축소될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선거결과 시나리오에 따른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향배를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주리 주 컬럼비아에서 조시 홀리 상원의원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8개 주 11개 도시를 돌며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주리 주 컬럼비아에서 조시 홀리 상원의원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8개 주 11개 도시를 돌며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세계 경제가 숨죽이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미국의 경제와 대외 정책이 180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민주당이 하원을 8년 만에 장악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이 경우 미 의회가 분열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서는 일이 많아지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선거 뒤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이라며 "빨리 헤징(위험 회피)하라"고 조언했다.

◇‘하원=민주, 상원=공화’ 나뉘면 불확실성↑ 달러가치↓ 가능성



월가와 세계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결과는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의 모든 정책이 의회의 견제를 받으면서 시장이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특히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연방정부의 채무한계(debt Ceiling)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출 여력이 없어진다는 의미다.

과거 중간선거 뒤 대부분 상승세를 나타냈던 뉴욕증시도 올해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역대 대부분 중간평가에서는 여당이 패배한 뒤 민심 수습을 위해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증시를 끌어 올렸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등 경기 부양책이 오히려 중단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의회 분열시 달러 강세가 멈추고 미 국채 수익률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TD증권의 마젠 이사 외환투자 전략가는 "의회 분열로 사회기반시설 투자나 감세 같은 정책이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까지 이뤄지면 현재 고평가 상태인 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도이치은행도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거나 하원만 차지하더라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 매수를 추천했다.

반면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켜내면 단기적으로 증시와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 경제분석회사 스트래티거스의 댄 클리프턴 연구책임자는 "이번 선거가 공화당의 승리로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투자 수익 등에 붙는 자본소득세 부담 완화 등 친시장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간선거가 어떻게 끝나든 미국경제의 ‘나 홀로’ 호황이 끝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올해 세계적인 불황에도 미국 경제는 호황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다를 것이란 얘기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전망보다 0.4%포인트 낮은 2.5%로 제시했다. 올해 20%에 달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기업의 주당순이익(EPS) 비율도 내년에는 7%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 고문인 애비 조셉 코헨은 "올해 미국기업 실적증가의 상당 부분이 감세와 자사주 매입 확대 때문인데 내년에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최근 임금 상승도 금리 인상과 함께 기업 실적에 부담되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공화당 패배시 美中 무역전쟁 격화 전망

미중 무역전쟁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자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부분의 무역정책이 의회와 상관없는 행정명령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핌코의 리비 칸트릴 공공정책 부문 대표는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을 지지하는 노동자 계층을 잃기 싫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미중 무역전쟁이 한층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2020년 11월 대선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대중 무역 공세 수위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중국의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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