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日 뚫어"…세아베스틸, 글로벌 네트워크 넓힌다

머니투데이 군산(전북)=기성훈 기자 2018.10.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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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철저한 품질 관리로 글로벌 車고객 다변화-2020년 50만톤 수출 목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사진제공=세아베스틸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사진제공=세아베스틸


"특수강 강국인 일본은 가장 보수적인 시장입니다. 세아베스틸이 혼다자동차 일본 공장에 이어 동남아 공장에도 부품 공급을 하게 된 것은 큰 성과입니다."

지난 25일 전북 군산 소룡동 국가산업단지 내 세아베스틸 공장에서 만난 왕성도 기술연구소 고객기술지원센터장(상무)은 일본 자동차 고객 확보 성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세아베스틸 (21,300원 ▼350 -1.62%)은 자동차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산업·건설기계와 선박의 핵심 소재인 특수강 분야에서 46.8%의 점유율로 국내 1위 업체다. 하지만 조선·플랜트·산업설비 등 수요산업의 침체에다 현대제철이 특수강 사업을 확대하며 현대·기아차의 물량을 잠식하고 있어 사업전망이 좋지 않다.

왕 상무는 "특수강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고객사가 결국 자동차"라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접근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아베스틸 생산설비는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 방식이다. 제강공장에 있는 전기로 앞을 지나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불꽃이 터져 나왔다. 전극봉이 전기로 안에 있는 고철을 녹이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리로 이를 통해 쇳물이 탄생한다. 세아베스틸은 연 310만톤의 쇳물을 녹여 280만톤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전기로 모습./사진제공=세아베스틸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전기로 모습./사진제공=세아베스틸
1600℃로 녹인 쇳물이 연속주조설비를 거치며 직사각형 단면 형태의 블룸, 정사각형 단면 형태의 빌렛, 강괴(쇳덩어리) 형태의 잉곳(주물 덩어리)이 만들어진다. 빌렛과 블룸은 2차 가공업체에 넘어가기도 하고, 군산공장에서 압연설비를 거쳐 지름 16~350㎜ 규모의 환봉이나 각재가 된다.

제강공장 옆 단조공장 프레스 3기 중 1만3000톤급은 1200℃로 달궈진 잉곳을 집게로 들어, 천천히 회전시키며 위아래에서 눌러준다. 수백 미터에 달하는 선박의 엔진 힘을 프로펠러까지 전달하는 대형 샤프트 등에 들어가는 쇳덩어리 부품들이 만들어진다. 나병우 생산관리팀(단조) 팀장은 "압력이 높은 만큼 제품 밀도와 강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왕 상무는 특수강 1위 기업으로서 쌓아온 품질 비결도 강조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은 1997년 준공된 기아특수강 공장이 모태다. 2003년 12월 세아그룹에 편입됐다. 세아베스틸은 2015년엔 포스코로부터 세아창원특수강(옛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기도 했다.


왕 상무는 "특수강의 생명력은 고도의 합금 기술과 제강·제련 기술에서 나온다"면서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로 생산 공정을 효율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콧대 높은 日 뚫어"…세아베스틸, 글로벌 네트워크 넓힌다
이 같은 자신감으로 세아베스틸은 글로벌 판매량을 올해 예상치 45만~46만톤에서 오는 2020년 5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동차, 산업기계, 조선, 에너지 등 각 수요 산업에 최적화된 신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세아베스틸은 유럽 폭스바겐, 벤츠에 들어가는 소재 납품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사에, 일본 미쯔비시 등에 특수강 공급을 늘리고 있다.

왕 상무는 "특수강 사업에 있어 '수출'이라고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면서도 "품질 경쟁력에 현지 판매 사무소 확대 등으로 통해 고객사와 신뢰와 실적을 쌓아 글로벌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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