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일가족 살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범행도구가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큰 가방을 들고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CCTV영상. /사진=부산경찰청
26일 부산 사하경찰서는 일가족 살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 신모씨(32)가 살해된 조모씨(33)와 최근 헤어진 사이라는 신씨 가족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부산 사하구 신씨 부모의 집에서 약 한 달 동안 함께 살았다. 이어 같은 해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경남 양산시에서 전셋방을 구해 동거생활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약 2개월 전에 헤어졌다.
또한 신씨는 피살된 일가족이 집에 들어오기 전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CCTV 분석 결과 신씨는 지난 24일 오후 4시12분쯤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범행 도구가 든 가방을 들고 아파트 1층을 지나는 모습이 확인됐다.
경찰은 "용의자는 미리 아파트에 도착한 뒤 기다리고 있다가 피살자들이 모두 귀가한 것을 확인하고 범행을 저질렀으며, 집 안에 있던 가족들이 평소 알고 있던 용의자를 집안으로 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씨와 조씨 일가족 4명은 지난 25일 오후 10시31분쯤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모(84·여)씨와 아들 조모(65)씨, 조씨의 아내 박모(57)씨 등 3명의 시신은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손녀 조씨의 시신은 거실에 있었다. 다른 피해자와 달리 조씨의 시신에서는 목졸림 흔적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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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로 추정되는 신씨는 작은방에서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신씨의 가방에서는 전기충격기 등 범행에 쓰인 도구들이 발견됐다.
신고자인 박씨 사위는 경찰에서 "장모 등 처갓집 식구들을 초대하기 위해 연락했지만 계속해서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아 112에 신고한 이후 경찰관과 함께 열쇠수리공을 불러 집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일가족과 신씨에 대한 26일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현장에서 확보한 일가족과 신씨 등의 휴대전화 4대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분석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