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골드만삭스 韓 '마스크팩' 러브콜…"높은 성장성에 주목"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10.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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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피코스메틱, 지피클럽 등 프리IPO서 조 단위 기업가치 인정

CS·골드만삭스 韓 '마스크팩' 러브콜…"높은 성장성에 주목"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자본이 국내 비상장 화장품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이슈 여파로 국내 화장품업종 성장세가 한풀 꺾였지만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25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크레디트스위스(이하 CS)는 '메디힐' 브랜드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 지분 3%를 400억원에 취득했다. 기존 투자자의 구주를 인수한 세컨더리 투자로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1조2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상반기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나섰지만 중국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상장 일정을 미뤘다.

사드 이전 엘앤피코스메틱의 기업가치는 시장에서 최대 2조원까지 거론됐으나 사드 이후 하반기 실적이 반영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2.6% 감소한 480억원으로 급감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2% 감소한 3286억원, 영업이익은 36.8% 감소한 813억원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화장품 마스크팩 제조업체 지피클럽 지분 5%를 750억원에 인수했다. 역시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했으며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지피클럽은 지난 2014년부터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미샤, 더페이스샵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중국 유통을 대행하며 유통 전문 회사로 성장했으나 지난 2016년 관계사 제이엠아이엔씨를 설립하고 제이엠솔루션을 통해 마스크팩 판매를 시작했다.

지피클럽은 지난 5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올해 연간 매출액 3500억원, 영업이익 6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3월 코스피에 상장한 애경산업과 비교해 이들 기업이 상장할 경우 PER(주가수익비율) 20~30배 수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연간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얼마나 반등하냐에 기업가치가 2조~3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밖에도 최근 국내 PEF 운용사인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마스크팩 제조사 엔코스 지분 21.5%를 300억원에 인수하는 등 IB업계의 화장품업종 내 '알짜기업' 찾기가 이어지고 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마스크팩을 제조해 엘앤피코스메틱, 홀푸드마켓(PB상품) 등에 공급하는 이시스코스메틱은 지난 7월 대만계 PEF인 CDIB캐피털에서 120억원을 유치했다.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3150억원으로 회사는 연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드 이슈, 보따리상(따이궁) 규제 등이 여전히 올해 화장품기업 성장세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대부분 기업의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며 "IB나 PEF에서도 내년 이후 한국 화장품기업의 글로벌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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