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눈먼 돈' 정책연구용역…'깜깜이 계약' 사라질까

머니투데이 세종=문영재 기자 2018.10.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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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연구결과 공개시스템 개편…기존연구 유사성검증 제도화 권고"

'2조 눈먼 돈' 정책연구용역…'깜깜이 계약' 사라질까


정책·사업의 타당성 확보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정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 정책연구용역의 공개와 검증이 강화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공공부문 정책연구 투명성 제고방안'을 마련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공직유관단체에 내년 10월까지 관련 제도를 개선토록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권익위가 781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최근 5년 간 공공부문에서 추진된 정책연구용역은 모두 3만3985건으로 규모는 약 2조3631억원에 달했다. 실태조사 대상은 중앙행정기관 59곳, 지방자치단체 243곳, 공공기관 330곳, 지방공기업 149곳 등이다.



권익위는 정책연구용역의 51.2%(1만7374건)를 차지하는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등 공직유관단체의 경우 별도 연구용역 관리규정 없이 용역을 추진해 연구자·과제 심의, 결과평가·공개 등과 관련한 제도적인 공정성 확보장치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직유관단체 연구용역의 상당수가 특정인과의 학술연구 필요성 등을 이유로 수의계약으(9793건)로 체결됐는데 수의계약 사유를 심의하지 않거나 증빙·정산없이 연구비가 지급된 사례도 확인됐다.



막대한 예산투입에도 정책연구용역의 52.6%가 과제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등 비공개 문제도 심각했다. 최근 5년 간 1조2616억원을 쏟아 부은 479개 공직유관단체 용역의 84.5%가 연구 목록·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지방자치단체의 비공개 비율도 44.0%에 달했다. 공개기준이 아예 없거나 구체적이지 않았고 계약방식, 계약금액, 연구자정보 등 세부계약정보를 공개시스템을 통해 확인하기 어려운 용역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수의계약 사유의 적절성 심사, 연구비 증빙·정산 제도화 등을 포함해 연구용역 관리규정을 정비하도록 공직유관단체에 권고했다. 경영평가기간 전후 연구용역 수주를 제한하는 등 경영평가위원의 용역수주에 대한 이해충돌방지 기준도 마련하도록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지방자치단체에 권고했다. 아울러 검수 단계에서 유사성 검증도 제도화하도록 했다.

안준호 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연구결과가 정책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검증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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